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5년 내 10억 사용자 확보'와 '15조 원 매출 달성'을 목표로 제시하며 글로벌 매출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1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소재 네이버 제2사옥 '1784'에서 기업 방향을 제시하는 '네이버 미트업(Meetup)' 행사를 열고 "이제 네이버는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 기술 리더십, 국내외 파트너십 시너지를 통해 멀티 성장하는 글로벌 3.0 단계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네이버 창업부터 10여년 도전 끝에 글로벌 무대에 '라인'이라는 성공사례를 만들어낸 것을 '글로벌 1.0 단계'로 꼽았다. 이어 스노우, 제페토, 웹툰 등 버티컬 단위 서비스들을 글로벌에서 성장시키고 일본 Z홀딩스와의 경영통합, 북미 왓패드 인수, 유럽 인공지능(AI) 연구소 인수, 현지 스타트업 투자 등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더해나가며 새로운 도전 기반을 만든 것을 '글로벌 2.0 단계'였다고 자평했다.
글로벌 3.0 단계에선 '팀네이버'가 구축해온 독자적 사업 모델을 일본·북미·유럽 등에 최적화된 형태로 접목하고, 네이버의 기술경쟁력으로 글로벌 성장 속도를 높여가겠다고도 했다.
최 대표가 설명한 네이버의 구상에 따르면 우선 팀네이버의 모든 분야가 일본에 진출한다. Z홀딩스의 일본 내 중소상공인(SME) 비즈니스 생태계에 네이버의 생태계 모델을 접목하며 라인웍스, 클라우드, 클로바 등 B2B 비즈니스와 기반기술 확장에도 힘쓸 계획이다.
북미 시장에선 웹툰을 중심으로 콘텐츠 비즈니스 강화에 집중한다. 왓패드와 함께 글로벌 지적재산(IP) 벨류체인을 확대하고, 최 대표와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를 위한 인수·합병(M&A)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하이브와 협업하고 있는 글로벌 팬덤 플랫폼 위버스는 올해 미국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확장한다.
또 머신러닝, 컴퓨터 비전, 자연어 처리 등 글로벌 수준의 AI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네이버랩스 유럽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유럽 시장에서 파트너십도 강화할 예정. 네이버가 구축한 SME 생태계와 콘텐츠 IP 밸류체인 구축 노하우를 유럽의 버티컬 커머스와 콘텐츠 사업 분야에 접목한다는 구상이다.
네이버는 하반기 스포츠 서비스에 커뮤니티형 메타버스를 접목해 보는 것을 시작으로 웹툰,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도 버티컬 메타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일본 '라인'을 중심으로 글로벌 대체불가토큰(NFT) 사업 확장에도 속도를 낸다. 현재 네이버는 일본 라인을 통해 블록체인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라인은 2018년 자체 블록체인 네트워크 '링크체인'과 가상자산(암호화폐) '링크'를 출시하고 자체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해 왔다. 특히 암호화폐 링크는 간편결제 서비스 '라인페이'에 탑재돼 결제수단으로 실험하고 있다.
라인의 미국 법인 라인넥스트는 최근 글로벌 NFT 플랫폼 '도시(DOSI)' 출시를 예고하고, 올 2분기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개발 작업에 한창이다. 도시는 기업과 개인 창작자가 NFT를 제작하고 거래할 수 있는 NFT 퍼블리싱 플랫폼으로 180개국에 8개 언어로 지원될 예정이다.
그는 업계 후발주자 격인 '도시'의 사업전략 등에 대한 질문에 "투자는 결정했지만 구체적 사업전략은 마련 중"이라며 "기본적으로 라인은 글로벌 시장을 염두해 활용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도시'가 국내 시장을 위한 NFT 사업이라기보다는 글로벌 시장 대상으로 하는 NFT 사업이 될 것이란 의미로 풀이된다.
이어 "(네이버가) 국내 시장에서 가지고 있는 플랫폼 위상이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블록체인 사업 추진을 위해 필요한) 규제나 등을 신중하게 보고 있다"며 "도시의 경우 라인에서 열심히 할 것이고, 우리(네이버)는 나름대로 NFT 활용 사례를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NFT가 접목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다 열려있다"고 답했다. 그는 "제페토 입장에서 글로벌 전체 시장을 놓고 어떤 플랫폼과 붙는 게 가장 좋은지는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라인도 후보 중 하나지만 다양한 NFT 플랫폼이 있기 때문에 검토 중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1784는 로봇 친화 건물이자 네이버랩스, 네이버클라우드, 네이버웍스, 클로바CIC, 글레이스 CIC 등이 그동안 연구개발해 온 다양한 기술들이 융합된 '테크 컨버전스 빌딩'이자 거대한 기술 테스트베드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최 대표는 "1784는 다양한 기술을 실험하고 융합하는 팀네이버의 시너지를 높이는 거대한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팀네이버'의 구심점인 네이버 CEO로서 향후 사업 간 연결과 시너지를 통해 새로운 시도와 도전이 계속되도록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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