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사진)가 일본공적연금(GPIF)를 벤처투자에 활용할 거라고 공표했다. 일본 내 스타트업에 자금을 풀어 침체된 경제를 이끌 원동력을 발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새로운 자본시장 정책을 발표하며 개인 투자자와 해외 자본을 끌어들일 방안으로 벤처투자를 내세웠다. 일본 스타트업 투자 장벽을 낮추려 일본 내 기업공개(IPO) 과정도 개정한다. 기초 투자 자금은 세계 최대 연금인 GPIF에서 출자할 예정이다.
기시다 총리는 GPIF 보유자산이 스타트업에 어떻게 풀릴 지는 밝히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세계에서 가장 노령화된 국가인 일본에서 공적연금을 사용하게 되면 큰 정치적 논란을 빚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일본의 GIPF는 200조엔(약 1947조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기금 투자금은 일본 주식과 채권에 균등하게 배분됐다. 사모펀드, 벤처투자 등 대체투자에 대해선 총 자산액의 5%까지 보유하는 방침을 세웠지만 GIPF의 대체투자액는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전체 자산의 0.92%에 불과하다.
신고 이데 닛세이기초연구소(NLI) 수석전략가는 “스타트업이나 벤처투자 GPIF의 투자 수익률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며 “GIPF는 일본의 미래를 위해 활용되어야 한다. 여론이 무엇을 원하는 지도 불분명하다”라고 설명했다.
우려 속에서도 기시다 총리는 일본 경제의 새 먹거리로 일본 스타트업을 택했다. 그가 지난해 10월 총리로 취임하며 내걸었던 주요 공약 중 하나다. 그는 일본 경제 양극화를 해소할 ‘새로운 자본주의’를 선보이겠다고 공언했다. 그의 경제정책의 일순위는 일본 스타트업 투자 활성화였다.
스타트업 투자자들의 위험을 줄이려는 정책도 시행한다. 기시다 총리는 스타트업들이 쉽사리 공개하지 않았던 비재무적 공시를 강화하겠다고 천명했다. 올해 여름까지 규정을 신설할 계획이다. 그가 추진하는 신(新)자본주의 정책은 이르면 6월 안에 시행될 전망이다. 오는 7월 일본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어서다. 선거 결과에 따라 그의 연임과 낙마가 결정된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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