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윤석열, 아끼는 한동훈에게 칼 아닌 펜 쥐여준 것"

입력 2022-04-13 16:20   수정 2022-04-13 16:21


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은 윤석열 당선인이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한 것을 두고 "칼을 거두고 펜을 쥐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장 실장은 13일 페이스북에 "윤 당선인이 한 부원장을 법무부 장관에 지명한 것을 두고 갑론을박이 많은 것 같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장 실장은 "윤 당선인이 한 부원장을 무척 아낀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사사로운 인연이 아니라 그의 능력을 아끼는 것"이라고 했다.

장 실장은 이어 "아끼기에 칼을 거둬들인 것 같다"며 "아마 한 부원장은 검찰에 남아 못다 이룬 검사로서의 꿈을 이어가고 싶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검사라면 누구나 오르고 싶은 중앙지검장, 아니 검찰총장의 꿈도 분명히 있었겠지만, 윤 당선인은 한 부원장에게 펜을 맡겼다"며 "지난 20년간 검찰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수사지휘권이 없는 법무부 장관으로서 범죄와의 전쟁이 아니라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선진화된 형사사법 시스템을 만드는 설계자가 되기를 요구한 것"이라고 했다.


앞서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한 부원장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윤 당선인은 한 부원장 지명 배경에 대해 "한 후보자는 20여년간 법무부와 검찰의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고 수사와 재판, 검찰 제도, 법무행정 분야의 전문성을 쌓아왔다. 앞으로 법무행정의 현대화 그리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사법 시스템을 정립하는 데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이어 한 후보자는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 법무부 장관으로 취임하면 '검찰의 연소화(年少化)가 심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자 "제가 이제 나이가 거의 50살이 됐고 이 분야에서만 20년 넘게 근무했다"며 "이 정도 경력을 가진 사람이 나이나 경력 때문에 장관직을 수행하지 못할 만한 나라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여야 공히 20·30대 대표를 배출한 진취적인 나라"라며 "기수 문화는 국민의 입장에서는 철저히 아주 지엽적인 것이다. 제가 그동안 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용기와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자는 본인이 장관에 취임하더라도 수사지휘권 행사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박범계·추미애 장관 시절에 있어서 수사지휘권이 남용된 사례가 얼마나 해악이 컸는지 실감하고 있다"며 "장관에 취임하더라도 구체적인 수사지휘권을 행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 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한 입장을 묻자 "개인으로서 의견을 말씀드리면 이 나라의 모든 상식적인 언론, 학계, 시민단체 등 전례 없이 한목소리로 반대하고 있다. 최근 공론의 장에서 이런 만장일치 반대가 있었는지 들어본 적이 없었다"며 "민변과 참여연대도 반대하고 있다. 재심 전문 변호사, 아동학대 변호사들이 이렇게까지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이유는 자명하다. 법안이 통과되면 국민이 크게 고통받을 것이기 때문"이라며 "법안 처리의 시도는 반드시 저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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