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수, 文대통령에게 면담 요청 "검수완박 문제제기"

입력 2022-04-13 16:22   수정 2022-04-13 16:39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시도에 대한 검찰의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김오수 검찰총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한 가운데 현직 부장검사가 사의를 표명하는 일도 일어났다. 검수완박 법안이 강행처리되는 과정에서 검사들의 줄사퇴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총장은 1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늘 검수완박 문제와 관련해 문 대통령께 정식으로 면담을 요청했다”며 “검경 수사권 조정을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을 개정한 지 1년 만에 또 다시 법을 전면으로 뜯어고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간곡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법무부차관 시절 관여했던 검찰개혁은 현재 민주당이 추진하는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고도 지적했다. 김 총장은 “윤석열 당선인이 검찰총장을 그만둔 이후엔 한동안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안착시키는 게 시급했고 문 대통령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며 “그런데 지난주 국회 법사위원회 관련 사·보임을 시작으로 (검수완박) 움직임이 급속도로 진행됐다”고 했다. 지난 7일 국회는 민주당 출신 양향자 무소속 의원을 법사위로, 법사위 소속이던 박성준 민주당 의원을 기획재정위원회로 맞바꿨다. 이로 인해 법사위 안건조정위원회를 구성하는 범민주당과 국민의힘 의원 비율이 3 대 3에서 4 대 2로 바뀌었다.

대검은 앞으로 김 총장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참여, 헌법 소원 등 쟁송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검수완박 현실화를 막을 계획이다. 김 총장은 “필사즉생의 각오로 (검수완박 저지를) 호소하겠다”고 했다.

검사들이 줄줄이 사표를 던질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이복현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 부장검사는 이날 검수완박에 불복해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사직인사’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려 “검찰의 수사권을 없애버리면 당분간 금융·증권시장 교란행위, 대기업의 시장질서 문란 행위, 최고위 권력층의 이권 개입 등에 대한 수사는 사라져버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부장검사는 “사법 제도를 통째로 바꾸어놓을만한 시도에 대해 국가 수반인 대통령의 입장이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검수완박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도 요구했다.

검찰 안팎에선 이전부터 고검장 이상급 간부들의 집단사퇴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지난 11일 열린 전국 검사장회의에서도 이와 관련한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전해진다. 김 총장은 이날도 “검수완박 법안이 도입되면 10번이라도 사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언제든 사퇴 카드를 꺼낼 수 있음을 암시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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