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지적 소연 시점

입력 2022-04-15 11:05   수정 2022-04-15 16:04


[이진주 기자] 소연이는 모두의 화자가 되기로 작정했다. 진지한 심연과 엉뚱한 내면으로 표현한 그의 음악에는 살면서 느껴봤을 무수한 감정들이 녹아있다. 그렇다고 마냥 어둡거나 무겁지 않아서 울려오고, 또 완전하지 못해서 떨려 온다. 해서 그 속삭임들은 언제 들어도 친근하며 따뜻하다.

김소연은 무명 뮤지션들을 위한 서바이벌 예능 JTBC ‘싱어게인2’에서 7호 가수로 등장했다. 그는 진실한 표현과 성숙한 음색으로 마음을 후벼파는 무대를 선사했지만, 수차례 대진 운이 따르지 않아 안타까움을 샀다. 그러나 불사조처럼 파이널 라운드에 진출하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노래할 때의 표정도 그 노래의 일부라고 생각해요. 화자의 감정에 집중하기 위한 과정이기 때문에 이제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아요. 그저 음악의 본질을 잃지 않고 음악에 대한 제 진심을 변질시키지 않고 싶을 뿐이에요. 이제 시작인 만큼 천천히 나아가야겠죠”

우리네 마음 감기를 함께 앓는 전지적 소연이의 인터뷰를 만나보자.

Q. 경쟁 구도에서 벗어나 서로 다른 스타일의 둘이 만나면 어떤 케미가 나올까 궁금했어요. 오늘 이후로 김소연X신유미 조합을 찬성하는 이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네요(웃음). 함께해 보니 어땠나요?

“‘싱어게인2’에서는 유미 언니랑 늘 라이벌 관계로 대중 앞에 섰는데, 이렇게 함께 작업할 수 있는 스케줄이 잡혀서 서로 너무 좋아하기도 했고 실제로 촬영도 정말 즐거웠어요”

Q. 그럼 유미님에 대한 첫인상은 어떻게 기억하고 있나요?

“처음 마주했을 때부터 엄청 당당하고 섹시한 아우라가 풍겼어요. 그래서 더 프로페셔널하다고 느꼈죠. 그런데 무대 아래에서의 모습은 세상 털털하고 소탈한 동네 언니 같았죠(웃음)”

Q. 봄과 함께 봄날이 찾아왔어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봄은 사뭇 다른 느낌일 것 같아요.

“환경이 달라지기는 했지만 저는 똑같은 것 같아요. 전이랑 다를 것 없이 늘 최선을 다하고 주어진 것들을 열심히 하고 있어요. 물론 작년과 다르게 날씨가 좋은 날에 좀처럼 시간을 내기가 어려워졌지만 바쁜 와중에도 저만의 여유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Q. JTBC ‘싱어게인2’을 마치고 삶에서 가장 달라진 포인트는 뭐예요?

“감사하게도 얼굴을 모르는 사이여도 건너 건너 주변에서 팬이라고 많이들 해주세요”

Q. 4월부터 전국 투어 콘서트가 시작되죠. 그토록 기다리던 팬들과의 조우에 설레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긴장도 될 것 같아요.

“걱정도, 긴장도 많이 되지만 막상 무대 위에 섰을 때 보이는 관객분들께 느낄 감사함과 쾌감이 모든 근심을 날려줄 거라고 생각하면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요”


Q. 소연님하면 드라마 같은 성장 스토리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패자부활전을 거듭 겪으면서도 흔들림 없이 본인만의 무대를 보여줬는데, 그런 스스로의 모습에 놀라거나 내심 감탄하지는 않았나요(웃음)?

“애초에 직접 부딪히면서 배우자는 마음가짐으로 지원했기 때문에 어려운 과정을 극복하고 성장해가는 스스로가 장하다고 생각한 적은 있어요(웃음). 하지만 훌륭한 음악인이 되는 일은 아직 한참 먼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Q. 그렇게 보란 듯이 최종 2위에 올랐어요. 호명되는 순간 누구보다 복합적인 감정을 느꼈을 테지만 또 한편으로는 번번이 탈락의 위기를 겪었기 때문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을 것도 같아요. 파이널 무대를 대했던 소연님의 솔직한 심정이 궁금하네요.

“제게 주어진 마지막 무대였기 때문에 긴 여정을 아름답게 마무리하자는 생각뿐이었어요”

Q. 매 라운드가 레전드였지만, 스스로 생각하는 최애&최고의 무대는 뭐예요?

“못 고르겠어요. 다 제 자식 같고 소중한 무대들이에요(웃음). 정말 진심을 다해 한 무대 한 무대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일말의 아쉬움이 남았다 해도 전부 너무 좋았어요”

Q. 당연하겠지만 선곡 고민도 많이 했을 것 같아요.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고민했던 곡이 있다면요?

“유아 선배님의 ‘숲의 아이’도 불러보고 싶었는데, 다음에 잘 준비해서 언젠가 꼭 들려드리고 싶어요”

Q. 이번 경연을 통해 가요계에 둘도 없는 동료들도 만났어요. 꿈도 이루고 우정도 쌓고 더할 나위 없는 추억이 되지 않았나 싶은데, 함께하며 감동이 컸던 순간을 꼽아본다면요?

“특히 이번 전국 투어 콘서트를 준비할 때가 가슴이 벅차올랐어요. 다 같이 한 무대에서 공연을 한다는 것도 너무나 영광이었고 함께한 모든 순간들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Q. 또 ‘내향인들의 영웅’이라는 재미있는 반응도 잊을 수 없는데요. 방송에서는 대체로 차분하고 침착한 태도를 보였는데, 평소 성격은 어떤 편인가요?

“방송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굳이 불필요한 말은 하지 않고 낯선 사람이랑 잘 어울리지 못해요. 또 사람들을 만나면 기운이 금방 동나버려요. 그래도 관심 있는 주제가 나오면 곧잘 대화를 하는 편이에요”

Q. 그런데 밴드 연과 함께한 인터뷰 영상에서는 거침없고 유쾌한 매력이 묻어나서 새롭더라고요. 멤버들이 같이 출연하지는 못했지만 경연을 하는 동안 누구보다 의지가 많이 되었을 것 같아요.

“심신이 지칠 때마다 연락해서 위로를 받았어요. 사실 누구보다 저를 응원해주고 지지해주는 친구들이라서 덕분에 힘내서 임할 수 있었고, 향후 밴드 활동에 대해서도 자주 이야기하며 지내고 있어요”

Q. 특히 앨범에 대한 질문에 막힘없이 이야기하는 모습에서 굉장한 프라이드가 엿보였어요. 자신의 음악에 대한 믿음은 어디서 나오나요?

“제가 겪은 음악은 아무것도 아닌 제게 감동을 줬고, 절대 배신하지 않았어요. 그걸 알기 때문에 저 또한 음악을 배신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그런 태도가 자신감 있게 비치지 않았나 싶어요”


Q. 특유의 감성적인 작사·작곡 실력을 소유하고 있어요. 주로 내면에서 영감을 얻는다고 하던데, 요즘 느끼는 감정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삶과 시간에 대해 많이 생각하는 편이에요. 이를테면 ‘모든 사람들의 1인칭이 다르다는 점’, ‘79억 인구가 바라보는 세상이 전부 다르다는 점’ 등등 이요. 같은 상황에 있더라도 저마다의 관점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일상이나 작품을 대할 때 그 인물의 감정을 상상해봐요. 물론 제 감정이 기준이 되다 보니 미처 생각하지 못하거나 상대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실수도 하게 되지만요”

Q. 그런가 하면 가사에 자연에 관련된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데요. 소연님이 가장 좋아하는 풍경은 뭐예요?

“탁 트인 들판이나 해변, 안개가 자욱한 숲 속을 좋아해요. 또 한강 다리를 건널 때 보이는 노을도요”

Q. 요즘 즐겨 듣는 플레이 리스트가 궁금해요. 음악을 향유하는 시간과 공간도요.

“끝없는잔향속에서우리는XEyre Llew의 ‘Carrier’ 앨범과 테종의 ‘April Winter‘을 즐겨 듣고 있어요. 또 요새는 차 안에서 많이 듣고 있어요. 사실 지하철 타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전에는 버스를 타고 창문 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보면서 음악을 자주 들었어요”

Q. 향후 컬래버레이션해보고 싶은 뮤지션 혹은 동경하는 아티스트는 누가 있나요?

“정말 많은데요. 타 뮤지션과 무대를 꾸밀 수 있을 만큼 성장한다면 오래도록 동경해온 Coldplay와 함께 해보고 싶고, 또 기회가 된다면 토이 선배님 앨범에 피처링으로도 참여해보고 싶어요”

Q. 앞으로 어떤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어요?

“김소연만의 목소리를 들려드리고 싶어요. 누가 들어도 ‘어? 김소연인데?’ 하는 목소리요(웃음)”

Q. 아직 대중들이 모르는 소연님의 T.M.I도 알려주세요.

“발 사이즈는 245고 아기를 좋아해요”

Q.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을까요?

“항상 믿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음악의 본질을 잃지 않는 아티스트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에디터: 이진주
포토그래퍼: 두윤종
의상: 아하쿠, 래림, 리피트마크, 초포나 로웨나, 윤세, 베스띠 벨리
슈즈: 아하쿠, 학
주얼리: 언디파인드, 지지지에이티, 모드곤, 주얼 카운티, 몬시크릿
액세서리: 시몬 로샤, &아더 스토리
아이웨어: 마스카
스타일리스트: 치키, 이소민(데스틸)
헤어: 최희주(에이라빛)
메이크업: 이지율, 김건희(에이라빛)
플로리스트: 유지혜(플라워바이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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