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스 해변의 햇빛과 색감이 브로이어 컬렉션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제가 파란색을 사랑하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요즘은 파리와 남프랑스 리비에라를 오가며 살고 있는데, 이런 경험이 브로이어를 특별하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남성복 브랜드 브로이어의 크리에이티브디렉터(CD)를 맡은 월터 브로이어(68·사진)는 올 봄·여름 시즌을 앞두고 한국경제신문과 서면 인터뷰를 했다. 그는 휴양지로 둘러싼 니스의 특성상 비즈니스 캐주얼을 즐겨 입는다.
그런데도 “남성이라면 옷장에 필수 목록을 갖춰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제가 생각하는 남성의 옷장 핵심 아이템은 네이비·그레이 슈트와 흰색·하늘색 셔츠입니다. 캐주얼하게 입을 땐 흰 티와 스웨터, 터틀넥이 필요하죠. 가끔 멋을 낼 땐 트렌치코트와 항공 점퍼를 입습니다. 스카프와 넥타이 등 액세서리도 옷장에 있는 게 좋습니다.”
비즈니스 캐주얼의 정석에 관해 묻자 그는 “틀을 깨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상의로는 시크한 옷을 입지만 하의로는 캐주얼을, 아니면 그 반대로 착용하면 매일 지루하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보통 흰색이나 파란색 셔츠를 입고 흰색 도트 무늬가 있는 네이비 색상의 넥타이를 맨다. 계절에 따라 패션도 달라지는데 봄엔 하늘색 재킷이나 화이트 색상의 데님을, 겨울엔 색이 선명한 캐시미어 스웨터를 즐겨 입는다.
한국 40~50대 남성이 참고해야 할 옷 스타일에 관해 묻자 그는 “캐주얼 시크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캐주얼 시크는 슈트와 운동복의 중간 스타일이다. “너무 루즈하지 않은 치노팬츠와 워싱 처리된 캐주얼 재킷, 이 아이템에 스니커즈와 액세서리를 조금 더한다면 훨씬 스타일리시한 옷차림을 완성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코로나19 이후 남성복 전망에 관해 물었다. 그는 “이제는 사람들이 밤에 외출하고, 주말 나들이도 시작하면서 의류 쇼핑에 다시 눈길을 돌리고 있다”며 “개인적으로도 몇 년간 넥타이를 매지 않았지만, 관심이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브로이어는 1892년 마커스 브로이어가 항해사를 위한 타이 ‘레가타(regatta)’를 제작한 것을 계기로 1951년 니스로 본사를 이전하고 사업을 본격 확장했다. 현재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셔츠 브랜드로 성장했다. 월터 브로이어는 형과 함께 디자인, 생산, 마케팅 등을 담당하고 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