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란, 반년새 몸값 4배 뛰었다…명품 e커머스 첫 '유니콘' 눈앞

입력 2022-04-14 17:16   수정 2022-04-15 02:10

명품 e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들의 몸값이 치솟으면서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의 탄생이 눈앞에 다가왔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온라인을 통해 명품을 구매하는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벤처캐피털(VC)들이 관련 기업들의 성장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다.
발란 거래액 10배 늘어

14일 스타트업계에 따르면 발란은 최대 10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 유치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투자 유치 때 오버부킹이 이뤄진 만큼 이번 라운드에서도 투자자들의 열기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발란에 베팅했던 기존 주주들은 대거 후속 투자를 준비 중이다. 현재 컴퍼니케이파트너스, 다올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벤처투자 등 10곳 이상의 재무적 투자자(FI)가 발란의 주주 명부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발란은 조만간 기업공개(IPO) 계획을 세울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발란은 투자 유치 과정에서 8000억원 수준의 기업가치 평가를 기대하고 있다. 투자가 마무리되면 예비 유니콘으로 자리매김하는 셈이다. 지난해 10월 시리즈B 투자 유치 당시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2000억원 수준이었다. 반년 새 몸값이 4배 넘게 불어났다.

발란은 이번 투자금을 바탕으로 서비스 고도화와 더불어 진품·가품을 감정하는 명품 검수 기업의 인수를 검토하는 등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또 중고 명품이나 뷰티, 시계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할 예정이다.

2019년 256억원이던 발란의 연간 거래액은 지난해 3150억원으로 10배 넘게 증가했다. 올해는 1조원 이상의 거래액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지난해 매출은 522억원으로 전년(243억원)보다 110% 이상 늘어났다.
스타+MZ세대 업고 ‘빅3’ 격돌
명품 e커머스 플랫폼 시장은 발란을 비롯해 머스트잇과 트렌비가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거래액은 세 회사 모두 3000억원대를 기록했다. 머스트잇은 가격 경쟁력과 빠른 배송을, 트렌비는 인공지능(AI) 엔진 ‘트렌봇’을 활용한 개인화 서비스를 각각 강점으로 내세웠다.

VC들은 잇따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트렌비는 IMM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등이 투자하면서 누적 투자금 500억원을 넘겼다. 머스트잇 역시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등을 투자자로 맞이했다. 최근 투자 때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트렌비가 3000억원, 머스트잇이 2500억원 수준이다.

투자업계에서는 명품 e커머스 플랫폼에서 곧 유니콘 기업이 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이 빠르게 달아오르고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명품 시장 규모는 약 15조9000억원으로 세계 7위, 아시아에서는 3위 수준이다. 이 중 온라인 매출 규모는 약 1조7000억원으로 전년보다 7% 늘어났다. 현재 이 분야 세계 1위 회사는 영국의 파페치다. 뉴욕증시에서 시가총액 56억달러(약 6조8500억원)를 기록 중이다.

MZ세대가 명품 소비 주축으로 떠오르고 있는 점이 관련 플랫폼의 성장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온라인 설문조사업체 오픈서베이에 따르면 발란·트렌비·머스트잇 모두 구매자의 70% 안팎이 30대 이하다.

다만 수익성이 아직 확보되지 않은 점은 이들 회사의 해결 과제로 지적된다. 지난해 발란은 186억원, 트렌비는 330억원, 머스트잇은 10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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