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부터 DL 대표이사를 맡았다가 지난해 11월 대림으로 옮긴 배 부회장은 LG전자 마케팅그룹장(부사장) 출신으로 프라다폰, 초콜릿폰 등 LG전자 휴대폰 전성시대를 이끈 마케팅 전문가다. 대림은 DL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회사다. DL그룹의 지배구조는 이해욱 회장→대림→DL→DL이앤씨·케미칼로 구성돼 있다.
DL케미칼은 지난달 31일 주주총회에서 김종현 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을 DL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선임했다. 김 부회장은 LG화학에서 주요 보직을 두루 경험했고,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신화’를 이끈 주역이다. 배 부회장과 김 부회장 모두 LG그룹에서 30년 넘게 근무했다.
DL을 이끄는 전병욱 대표도 LG 출신이다. 18년간 LG유플러스에 근무하면서 서비스플랫폼 사업부장, 최고전략책임자(CSO) 등을 지냈다. 지난해 11월 DL로 영입된 후 한 달 만에 대표이사에 초고속 선임됐다. 그룹 모태이자 건설 계열사인 DL이앤씨의 마창민 대표 역시 LG전자 마케팅 임원 출신이다. 배 부회장과 함께 휴대폰 전성기를 이끈 주역으로, 작년 1월 대표로 선임됐다. 윤준원 DL모터스(옛 대림자동차공업) 대표 또한 LG유플러스 출신이다.
DL그룹이 데려온 LG맨의 공통된 키워드는 △글로벌 마케팅 △M&A △신사업 등이다. 사업 확장이 필요한 시점을 맞아 해당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보유한 LG맨을 대거 영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DL그룹은 M&A를 통해 사세를 키워 ‘세계 톱20 석유화학사’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내놓은 상태다. 지난해 미국 석유화학기업 크레이튼을 2조원에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내수 중심 사업 구조를 바꾸겠다는 게 DL그룹의 설명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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