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시장 참여자들이 자고 일어나면 치솟는 금리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새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와 대출 규제 완화 움직임에 은행들이 빗장을 풀고 있지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주담대 금리는 연 7%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신규 주택 구매 희망자뿐 아니라 대출 연장이 필요한 기존 주택 구매자들도 밤잠을 설치는 상황이다. 아파트 관련 커뮤니티에선 “이젠 대출 규제보다 금리 인상이 더 무섭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이날 한은의 금리 인상으로 현재 최고 6%대 중반인 주택대출 금리가 연 7%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서울 영등포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서둘러 입지 좋은 아파트를 물색하려는 실수요자부터 아예 새 정부의 대출 규제 완화 이후로 결정을 미루려는 실수요자까지 다양한 문의가 오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 커뮤니티엔 “이자 부담이 직장인으로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다” “과거엔 대출이 안 돼 고민이었는데 이젠 금리 때문에 울상이다” 등의 하소연이 쏟아졌다. 특히 상대적으로 자본이 적은 20~30대 젊은 층 실수요자들은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서울 문래동에서 신혼집을 찾고 있는 이모씨는 “집주인들이 새 정부가 들어서면 집값이 오를 것이라며 호가를 높이는 데다 대출 금리는 치솟고 있어 자금조달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일단은 지켜보자’는 심리가 우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매수자들은 높아진 대출금리 부담 탓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매입)보다 일단은 관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대출 금리 상승에 따른 차입자들의 심리적 부담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맞물려 구매 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건축 이슈가 있는 서울 강남권 단지를 빼면 금리 부담 때문에 당분간 거래절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본부장은 “새 정부의 규제 완화 기대감보다 당장은 금리 상승에 따른 실수요자 중심의 구매력 저하가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거래 시장이 얼어붙을 가능성이 있지만 자금 여력이 있는 실수요자들은 매수를 적극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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