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경영진 '순혈주의' 깨졌다

입력 2022-04-14 17:44   수정 2022-04-15 01:13

국내 대기업의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경영진에서 ‘순혈주의 파괴’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각 그룹의 젊은 오너 3·4세가 경영 일선에 등장하면서 공채 출신 일변도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 등 인적 쇄신에 나선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한국경제신문이 자산 기준 상위 15개 그룹(농협 제외) 주요 계열사의 사장급(CEO 포함) 인사를 조사한 결과 공채가 아닌 외부 출신이 37명에 달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계열사가 7명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자동차그룹과 두산그룹이 6명으로 뒤를 이었다. 신세계 롯데 CJ 등 유통·식품그룹도 외부 인사 출신 사장이 각각 3명에 달했다.

특히 작년 말 인사와 올해 주주총회를 통해 외부 출신 인사가 대거 경영진에 포함됐다. 삼성전자에서는 퀄컴 연구원으로 근무한 강인엽 DS부문 미주총괄 사장을 비롯해 동부하이텍 사장을 지낸 박용인 DS부문 시스템LSI 사장, 검사 출신인 김수목 DX부문 법무실장(사장)이 새 경영진에 선임됐다. 삼성전자에서는 사장급 이상 20명 중 7명이 외부 영입 인사다.

SK그룹의 차세대 핵심 계열사인 SKC도 지난달 주총에서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출신인 박원철 사장을 신규 선임했다. 롯데그룹은 P&G 출신인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과 신세계인터내셔날 출신인 정준호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 대표를 새 경영진으로 뽑았다. 정의선 회장 체제 이후 보수적이고 딱딱한 기업 문화에서 탈피해 혁신을 거듭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에선 사장급 인사 8명 중 박정국·김걸 사장 두 명만 공채 출신이고 나머지는 모두 외부 인사다.

재계에선 대기업의 이 같은 순혈주의 파괴 바람이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각 기업 CEO 후보군인 부사장급에도 외부 출신 임원이 대거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전문 분야는 법무·재무를 넘어 마케팅과 전략기획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있다.

순혈주의 파괴 바람은 젊은 오너 3·4세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계 관계자는 “공채 중심의 연공서열 등 선대 회장 때 강조되던 보수적인 문화에서 탈피해 글로벌 기업에 걸맞은 방향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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