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플랫폼 ‘위엑스’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레보이스트는 로저스가 이끄는 비랜드엔터프라이즈로부터 시드(초기) 투자금을 유치했다고 15일 밝혔다.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로저스는 그동안 한국을 유망 투자 지역으로 언급하는 등 국내 기업에 높은 관심을 보여 왔다. 2019년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세계가 한국의 통일을 바라고 있다”며 “그렇게 된다면 한반도는 1위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로 전통 자산에 투자해왔던 그는 최근 들어 K팝 콘텐츠를 눈여겨봤다. 레보이스트 측은 “로저스의 딸이 걸그룹 ‘블랙핑크’의 팬이라 K팝 콘텐츠에 이미 관심이 있던 상태였다”며 “예정된 미팅 시간의 두 배를 넘길 만큼 질문이 쏟아졌다”고 귀띔했다.
레보이스트가 운영 중인 위엑스는 크라우드 펀딩과 비슷하다. 팬이나 개인투자자는 위엑스로 ‘저작인접권(음반 제작자에게 주어지는 유사 저작권)’을 구매해 가수의 신규 음원 제작에 참여한다. 음원에서 발생하는 저작인접권 중 레보이스트가 보유한 권리를 사용자에게 분할 판매하고, 이에 따라 음원 수익을 나누는 방식이다. 현재까지 50여 개국 2000명 이상의 팬과 투자자가 위엑스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레보이스트는 2019년 설립됐다. 안진회계법인 출신 오병훈 회계사가 대표직을 맡고 있다. ‘현대가(家) 3세’ 정대선 HN 사장이 설립한 블록체인 기업 에이치닥테크놀로지와 벤처캐피털(VC) 티인베스트먼트 등이 주요 투자자다.
오 대표는 “이번 투자 유치는 K팝 콘텐츠의 성장성을 인정받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2분기엔 글로벌 아티스트와 협업을 진행하는 등 플랫폼 확장에 주력할 것”이라 전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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