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는 이날 윤 당선인과의 인터뷰 기사에서 한국이 최근 몇 년간 공격적인 이웃인 북한과 중국을 경계하며 국제무대에서 소극적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한 뒤 윤 당선인이 이를 바꾸겠다고 공언했다고 전했다.
윤 당선인은 “우리는 북한과의 관계에 초점을 맞출 뿐만 아니라 한·미 관계를 토대로 유럽연합(EU)에서, 또 아시아 전역에서 외교 범위를 확장해야 한다”며 “한국이 세계 10위 경제권의 하나로서 더 큰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WP는 윤 당선인이 공급망 관리, 기후변화, 백신 생산 등 글로벌 과제 대응에서 한국을 중요 플레이어로 만들 열망을 갖고 있다며, 이는 북한 위주의 외교정책에서 벗어나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윤 당선인이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의 한국을 구상하고 있다면서, 이는 한국이 더 많은 해외 개발 원조 제공 등 책임을 떠안을 필요가 있다는 뜻이라는 윤 당선인의 발언을 전했다.
인터뷰에서 윤 당선인은 북한과 관련해 “북한은 주적”이라며 “핵·미사일 모라토리엄(중단) 철회가 우려스럽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대화와 인도적 지원을 추진하는 ‘투트랙’ 대응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비쳤다. 윤 당선인은 “처한 상황과 상관없이 우리는 같은 민족”이라고도 말했다.
악화한 한·일 관계와 관련해 윤 당선인은 “한국의 기업과 일본 여행을 좋아하는 일반 한국인에게 역효과를 냈다”며 “일본과의 관계 약화가 한·미·일 협력의 아킬레스건”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일본 당국자와 잦은 대화, 방문을 통해 신뢰를 재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대(對)중국 견제 협의체인 쿼드(Quad) 가입 추진 여부에 대해선 “가입을 결정하기 전에 한국이 백신 유통과 기후변화 같은 글로벌 이슈를 다루는 워킹그룹을 지원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일본 민영방송 JNN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도쿄에서 열리는 쿼드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다음달 21일 한국을 방문해 윤석열 차기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최종 조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 역시 “바이든 대통령이 쿼드 정상회의 참석 전후로 한국을 방문하는 방안을 두고 한국과 조율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원일희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수석부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확인된 게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인수위 관계자는 “일정을 조율하는 것으로 안다”며 “한·미 정책협의단이 미국에 갔을 때 ‘가급적 이른 시기에 한·미 정상회담이 이뤄지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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