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는 국민과의 소통을 위한 플랫폼으로 국민청원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역할이 중복돼 행정 낭비를 초래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청와대 국민청원은 미국 백악관의 시민 청원 사이트인 ‘위 더 피플(we the people)’을 모티브로 제작된 온라인 청원 게시판이다. 게시 후 30일 동안 20만 개 이상 추천을 받으면 대통령과 각 부처 기관장, 수석비서관급이 직접 답변한다. 2017년 8월 19일 공식 출범해 최근까지 총 111만여 건의 청원이 게재됐다.
권익위가 운영하고 있는 국민신문고는 민원 신청, 예산 낭비 신고, 정책 참여, 공익 신고 등을 할 수 있는 온라인 민원 포털이다. 각 부처 공무원에게 직접 민원을 전달하고, 답변을 받을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현 정부 출범 직전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만든 광화문1번가도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다. 국정기획자문위는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국민참여기구 구성을 의결했고, 온라인 소통 플랫폼으로 광화문1번가를 개설했다. 정부는 2018년 정부혁신 10대 중점사업 중 하나로 광화문1번가의 상설화를 발표했고, 행안부가 운영을 맡아 민원을 받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소통 플랫폼이 각각 운영되고 있지만 점점 기능상의 차이는 없어지고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인수위는 “똑같은 내용의 제안을 각 기관이 중복으로 접수해 처리하면서 처리가 늦어지고 예산이 낭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수위는 통합 국민 소통 플랫폼이 정치 갈등의 공간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대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지금의 청와대 국민청원이 국민 여론을 수렴한다는 기존 취지에서 벗어나 정치적인 여론 형성의 장이 됐다는 지적을 고려한 조치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