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많이 올랐어요?”
지금 당장 부모님께 물어보세요.
그럼 부모님은 이렇게 대답해줄 겁니다.
“신문, 방송도 안 보니? 다 올랐다 얘! 10만원 들고 나가도 살 게 없다.”
물가 오름세가 심각합니다. “물가에 내놓은 애 같다”는 말이 있다지만 지금 물가가 딱 그런 상황입니다. 물가에 내놓은 애처럼 물가가 위험 수위에 다다르고 있다는 경고음이 울립니다. 안 오른 게 없고, 올라도 너무 올랐다는 것이지요. 문제는 아직 정점에 이르지 않았다는 분석이 많다는 것입니다.
지난 3월 소비자물가를 살펴볼까요? 작년 3월보다 4.1%나 올랐습니다. 통계청은 10년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고 했습니다. 작년 10월 3.2%, 11월 3.8%, 12월 3.7%, 올 1월 3.6%, 2월 3.7%, 이렇게 5개월 연속 3%대 상승을 넘어 4%대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더합니다.
밖에 나가서 사 먹는 외식 물가는 24년 만에 가장 많이 올랐습니다. 작년 3월보다 6.6% 올랐다는 겁니다. 6.6%가 작아 보이나요? 한 품목이 아닙니다. 통계청이 외식 품목으로 꼽는 39개의 가격이 전부 올랐고, 오른 가격의 가중치 계산값이 6.6%라는 겁니다. 품목에 따라 조금 오른 것도, 큰 폭으로 오른 것도 있다는 뜻입니다.
품목별 오름폭을 한 번 더 봅시다. 수입 소고기 27.7%, 돼지고기 9.4%, 갈비탕 11.7%, 설렁탕 8.1%, 햄버거 10.4%, 짜장면 9.1%, 짬뽕 8.3%, 생선회 10.0%, 김밥 8.7%, 치킨 8.3%, 라면 8.2%, 떡볶이 8.0%입니다. 여러분도 햄버거, 짜장면, 김밥, 치킨을 사 먹을 때 느꼈을 겁니다. 500원, 1000원, 1500원씩 올랐다는 것을요.
다른 품목도 마찬가지입니다. 밀가루가 14% 올랐고, 밀가루를 쓰는 빵도 9.0%나 뛰었습니다. 식용유값은 무려 21%나 튀었습니다. 파, 양파 가격이 내렸다지만 물가 상승에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진 못합니다. 전기·가스·수도요금은 2.9%, 전세와 월세는 각각 2.8%와 1.1%, 외래 진료비는 2.3%, 아파트 관리비는 4.0% 점프했어요.
부모님이 차를 모나요? 그럼 타격은 더 심해집니다. 휘발유는 27.4%, 경유는 37.9%, 자동차용 LPG는 20.4%나 치솟았어요. 차에 기름 넣기가 무섭다는 말이 실감나는 요즘입니다. 요즘 지하철이 유독 북적이는데 혹시 차를 집에 놓고 지하철을 이용하는 사람이 늘어났기 때문은 아닐까요?
대내적, 대외적 원인이 물가를 끌어올린다는 분석입니다. 대내적으로는 정부가 경기를 살린다는 명목으로 돈을 많이 풀었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돈이 많이 풀리면 ‘돈 가치 하락, 물건값 상승’이 나타납니다. 코로나19 전염병에 막혔던 소비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어요. 대외적으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원유, 원자재 가격이 많이 올라서 ‘기업 비용 증가, 가격 상승’ 요인이 생겼다는 겁니다. 4월 물가는 좀 진정될까요?
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대상 품목은 시대 변화를 감안해 5년에 한 번 바꿉니다. 어떤 것은 빠지고 어떤 것은 새로 들어가는 식이죠. 460개 품목은 소비자들이 월평균 생활비의 0.01% 이상을 지출하는 것들입니다. 가격 변동이 심한 농축산물은 세 번 조사해 평균값을 반영합니다. 물품 가격이 같은 비율(%)로 올라도 소비자물가지수를 계산할 때 반영하는 가중치는 다르다는 것을 아세요? 예를 들어 ‘쌀<빵<돼지고기<담배<전·월세’ 순으로 가중치가 높답니다. 쌀 가격이 많이 올라도 적게 반영되기 때문에 실제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는 통계청 발표와 다를 수 있다는 뜻입니다. 현실과 통계가 다르게 느껴지는 착시 현상이 발생하는 겁니다.<div style="margin:20px 0; padding:13px 0 14px; border-top:2px solid #c3c3c3; border-bottom:1px solid #e5e5e5; font-weight:bold; font-size:1.1em"> NIE 포인트
2. 표본조사와 전수조사의 차이점을 검색해보자.
3. 어떤 품목이 얼마나 올랐는지를 실생활에서 조사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