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화 참케어 대표 "시계처럼 차면 실시간 혈압 측정…내달 출시"

입력 2022-04-17 17:56   수정 2022-04-18 00:31

산소포화도측정기는 코로나19 재택치료 시대에 ‘필수 의료기기’로 꼽힌다. 손가락을 갖다 대면 적외선 센서를 통해 혈액 내 산소량이 얼마인지 측정한다. 산소포화도가 95% 밑으로 내려가면 중증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국내에서 초소형 산소포화도측정기를 제조하는 곳은 참케어 단 한 곳이다. 이동화 참케어 대표는 최근 기자와 만나 “산소포화도측정기 판매 호조를 발판 삼아 세계에서 가장 작고 가벼운 ‘웨어러블 혈압계’를 다음달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케어는 1세대 의료기기 벤처기업 메디슨 출신인 이 대표가 2004년 설립한 의료기기 회사다. 13년 전 산소포화도측정기의 제품 라인을 갖추기 위해 개발한 ‘핑거(손가락) 타입 초소형 측정기’가 코로나19를 계기로 수요가 급증했다. 질병관리청과 산소포화도측정기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다. 계약 대수 50만 대 중 35만 대를 지금까지 납품했다. 질병관리청은 최근까지 코로나19 확진자에게 참케어의 산소포화도측정기가 담긴 재택치료 키트를 제공했다. 이 회사 매출은 연 60억원 수준이었으나 올해 세 배 가까이 뛸 전망이다.

다음 목표는 ‘손목형 웨어러블 혈압계’다. 시계처럼 손목에 차면 모바일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혈압을 측정해준다. 지금 보편적으로 쓰고 있는 혈압측정기는 팔뚝형이다. 두꺼운 커프로 팔뚝을 감싼 뒤 압력을 가해 혈압을 측정한다. 고혈압 여부를 제대로 판별하려면 24시간 동안 30분마다 혈압을 재야 한다. 이렇게 측정된 수치의 평균을 내서 고혈압을 진단한다. 이런 방식은 워낙 불편하다 보니 병원에서 한 번만 혈압을 재고 고혈압을 진단할 때가 많다. 이 대표는 “웨어러블 혈압계를 사용하면 고혈압 진단의 정확성이 대폭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이 회사의 웨어러블 혈압계 ‘H2-BP’(사진)는 시계처럼 손목에 찬 뒤 일상생활하면 되기 때문에 기존 방식보다 편하다. 시중에 나온 제품 가운데 가장 작고, 가볍다. 폭은 25㎜, 두께는 14㎜다. 일본 오므론헬스케어의 ‘하트가이드’(폭 48㎜·두께 14㎜)보다 작다. 무게도 46g으로 하트가이드(113g)의 절반이 채 안 된다.

H2-BP는 지난달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인증을 받았다. 유럽 CE 인증 역시 획득했다. 올해 미국 식품의약품(FDA) 허가도 받겠다는 목표다. 또 혈압 측정 시간을 40초에서 20초로 단축한 ‘빠른 팔뚝형 혈압계’를 올해 내놓을 계획이다. 이 대표는 “글로벌 혈압계 시장은 약 2조원으로 2028년엔 4조원 가까이 성장할 전망”이라며 “빠른 팔뚝형 혈압계로 기존 시장을 대체하고, 웨어러블 혈압계로 새로운 시장을 여는 ‘투 트랙’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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