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사내이사로 처음 선임되면서 본격적인 경영 시험대에 오른 ‘오너 3세’ 최성환 사업총괄이 이 같은 변신을 주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953년 설립된 SK네트웍스는 SK그룹의 모태 격인 회사다. 수십 년 동안 SK그룹 계열 종합상사로서 입지를 굳혔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SK텔레콤 관련 휴대폰·통신기기 유통도 핵심 사업 중 하나였다. 하지만 2016년 동양매직(현 SK매직), 2019년 AJ렌터카(현 SK렌터카)를 잇달아 인수하며 종합 렌털사로 비즈니스 모델을 바꿨다.
국내 대표 고급호텔인 워커힐도 운영하고 있다. 상사 본연의 업무로 불리는 중계무역(트레이딩)의 비중은 작년 매출 기준 24.1%에 불과하다. 4년 전인 2017년(47.1%)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철강 분야 중계무역을 올해부터 중단할 예정이어서 비중이 더 줄어들 전망이다.
SK네트웍스는 올해 M&A를 통해 휴대폰 유통과 렌털에 이은 회사 성장의 핵심 축을 발굴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보유 현금이 충분하기 때문에 1조원이 넘는 매물 인수를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매출 11조181억원, 영업이익 1219억원을 올렸다. 매년 1000억~1500억원가량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어 ‘곳간’이 넉넉하다. 작년 말 기준 SK네트웍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3729억원에 달한다. 9353억원의 단기차입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대부분 원재료·물품 대금 지급을 위한 어음이어서 7786억원에 달하는 매출채권으로 충당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SK네트웍스의 이 같은 변신은 지난달 사내이사로 처음 선임된 최성환 사업총괄이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안팎의 분석이다. 1981년생인 최 총괄은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의 장남이자 최태원 회장의 조카다. SK㈜(39.1%)에 이어 개인주주 중 가장 많은 1.9%의 SK네트웍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009년 SKC 전략기획실 과장으로 입사한 최 총괄은 SK㈜ 사업지원담당, 글로벌사업개발실장을 지낸 뒤 2019년부터 SK네트웍스에서 근무하고 있다.
경제계에선 최 총괄의 사내이사 선임으로 SK네트웍스의 ‘3세 경영’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SK네트웍스 M&A를 통해 성과를 내면 최 총괄의 입지가 한층 탄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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