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홀딩스의 1분기 실적은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웃도는 ‘깜짝 실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분기 포스코홀딩스의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19조9987억원, 1조6954억원이었다. 실제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와 비교해 35.6% 많았다. 포스코홀딩스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철강 사업부문(포스코)이 원자재 가격 급등이란 악재를 극복한 것이 깜짝 실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당초 증권사들은 포스코의 1분기 실적을 낮게 예상했다. 철광석 가격이 급등하면서 원가 부담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겨울이 끼어 있는 1분기에는 철강 제품 수요가 줄어들 때가 많다는 점도 감안했다. 증권사들이 놓친 변수는 ‘수요’였다. 선박 수주가 몰린 조선 등 주요 전방산업에서 철강재 주문이 폭증했다. 원자재 가격을 제품 가격에 반영한 것도 실적이 예상을 뛰어넘은 요인 중 하나다. 철강 유통업체에 판매하는 후판 가격은 작년 상·하반기 두 차례 인상이 이뤄졌다.
포스코와 함께 국내 철강 ‘빅3’인 현대제철과 동국제강도 1분기에 전년 동기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증권업계는 현대제철 매출이 전년보다 33.8% 늘어난 6조5907억원, 영업이익은 95.7% 증가한 5948억원으로 추정했다. 동국제강의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1094억원) 대비 46%가량 증가한 1600억원이다.
철강업계는 지난해 자동차 강판 가격을 충분히 올리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인상 폭을 크게 제시했다. 자동차 강판 가격의 연간 인상률이 기초 철강재인 열연강판 가격 인상률에 미치지 못했다는 게 철강업계 설명이다. 양측이 제시한 가격 차이는 컸지만 원자재값 상승분 등을 적절히 반영하는 수준에서 매듭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철강사와 조선사 간 협상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철강사는 추가 가격 인상을 요구하는 반면 조선업계는 지난해 상·하반기 연속 가격을 높인 상황에서 추가적인 인상은 곤란하다고 맞서고 있다. 조선업계는 조선용 후판이 원가의 20% 수준을 차지하고 있어 올해도 인상되면 원가 부담이 늘어난다며 난감해하고 있다. 지난해 상·하반기에 후판 가격이 각각 t당 10만원, 40만원가량 오르면서 2020년 말 t당 60만원대였던 후판 가격은 현재 110만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철강업계는 지난해부터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작년 말 t당 120.19달러였던 국제 철광석 가격은 지난 8일 기준 159.25달러까지 치솟았다.
김홍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살아나며 공급이 달리는 상황이 곳곳에서 빚어지고 있다”며 “특히 국내 철강재 시장은 가격이 오르는 국면에서도 수요가 공급을 앞서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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