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투애니원(2NE1)이 세계적인 음악 페스티벌인 미국 코첼라 밸리 뮤직&아츠에서 7년 만에 재결합 무대를 펼쳤다. 팬들이 고대하던 완전체 투애니원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데에는 리더 CL의 역할이 컸다.
투애니원(CL, 박봄, 산다라박, 공민지)은 16일(현지시간) 코첼라 무대에 올라 히트곡 '내가 제일 잘 나가'를 선보였다. 네 멤버가 함께 무대에 선 것은 2015년 Mnet 'MAMA' 이후 무려 7년 만이었다.
투애니원의 재결합을 위해 리더 CL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당초 코첼라에는 CL만이 초청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평소 투애니원 완전체를 그리워하던 팬들을 떠올리며 단체 무대를 구상했고,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멤버들과의 조율에 나섰다는 후문이다. 무대 구성뿐만 아니라 스타일링일까지 디렉팅하며 완성도 높은 재결합 무대를 위해 열과 성을 다했다.
그렇게 CL의 '스파이시(SPICY)', '척(Chuck)', '헬로 비치스(Hello bitches)' 공연이 끝난 후 한 무대에서 투애니원을 만나볼 수 있었다.
CL은 SNS를 통해 "코첼라에 초대받고 이 자리에 멤버들을 꼭 초대하고 싶었던 이유는 너무 늦어지기 전에 나의 힘으로, 우리의 힘으로 모이고 싶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 무대를 통해 지금껏 저희를 지켜주시고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인사드리고, 지난 13년 동안 투애니원을 사랑해 주시고 시간을 함께 보내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꼭 전하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그 누구보다 제 자신에게 너무나도 중요하고 의미 있는 날이었다"고 했다.
또 "오늘 이 순간을 통해 다시금 지난날 우리를 통해 느꼈던 감정이 살아나길 바란다"며 "무대를 빛나게 해준 우리 멤버들과 이 무대를 함께 만들어 주신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하고 다음에는 이 무대 한 시간을 다 채울 수 있도록 저는 계속 달리겠다"며 남다른 각오를 다졌다.
2009년 데뷔한 투애니원은 '파이어(Fire)', '아이 돈트 케어(I Don't Care)', '어글리(UGLY)', '내가 제일 잘 나가' 등 다수의 곡을 히트시키며 2세대 한류를 풍미했던 걸그룹이다. 힙합을 기반으로 한 중독성 강한 곡을 선보여온 이들은 예쁘고 청순하게 대변되던 걸그룹의 기존 공식을 깬 과감한 콘셉트로 독보적인 팀 컬러를 구축했다.
하지만 2016년 11월 해체를 발표해 많은 아쉬움을 자아냈다. 특히 최근에는 공민지, CL, 박봄 등이 투애니원의 해체 사실을 기사를 통해 알게 됐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팀에 대한 멤버들의 애정이 깊었던 만큼 투애니원의 재결합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됐던 바다. 여기에 팬들의 기대감까지 커지면서 CL이 적극적으로 '완전체 무대'라는 깜짝 선물을 선사했다.
아이돌의 경우, 뿔뿔이 흩어져 소속사가 달라지고 개인 활동에 집중하기 시작하면 사실상 재결합이 굉장히 어려워진다. 각자의 이해관계가 얽히다보면 완전체 활동은 후순위로 밀리게 되고 결국 팬들은 기약 없는 희망고문에 지치게 된다. 그렇기에 이번 투애니원의 재결합에서 CL의 리더십이 특히 더 주목을 받고 있다. 팬들은 "회사도 하기 힘든 걸 CL이 해낸다", "괜히 리더가 아니다"라며 감격하고 있다. 많은 후배 가수들에게도 좋은 귀감이 되었을 사례다.
솔로서기 이후 해외 시장에서 뚝심 있게 음악적 성과를 쌓아올리고 있는 CL의 향후 행보에도 더욱 기대가 모아진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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