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대 총장시절 부적절한 언행과 ‘금수저 학부모조사’ 등 의혹이 불거진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총장과 대기업 사외이사 등을 겸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도부내에서까지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손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1기 내각 후보자들을 둘러싼 논란과 의혹이 연일 확산하고 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소속 학생들은 18일 통의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단체는 “김 후보자는 총장시절 학보사 등 학내 언론사와 총학생회를 탄압하고, 학생들을 향한 막말과 불통 행정으로 졸속적인 학사 개편 사업을 진행했다”며 “김 후보자를 임명하면 우리 교육이 시대를 역행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2014년부터 올해 초까지 한국외대 총장으로 재직한 바 있다.
윤 당선인이 지난 13일 김 후보자를 내정한 이후 자질논란은 연일 계속되고 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한국외대 총장이던 2018년 3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롯데첨단소재(현 롯데케미칼) 사외이사를 겸직하며 1억1566만원의 급여를 받았다. 대학교수는 교육공무원법상 소속 학교장의 허가를 받아 영리 목적의 사기업 사외이사를 겸직할 수 있기 때문에 ‘셀프허가’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박 의원은 “총장이 사외이사를 겸직하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라고도 문제제기했다.
2015년 5월에는 △2급 이사관 이상 고위 공무원 △국회의원 △임원(상무) 이상 대기업·금융권 직원 등 ‘주요 학부모 파악 협조 요청’ 공문을 각 학과에 보내 재·휴학생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학교에 도움이 되는 부모를 파악하기 위해 이른바 ‘금수저’ 학생들의 가정환경 조사를 시도했다는 의혹이 나온다. 김 후보자가 과거 학생과의 면담에서 반말을 하며 고압적인 태도로 일관한 사실도 드러났다.
‘아빠찬스’논란 등 후보자 가운데 가장 많은 의혹을 받고 있는 ‘윤 당선인의 40년지기’ 정호영 후보자에 대한 여론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정 후보자는 전날 기자 간담회를 자처하고 “자녀들의 의대 편입이나 병역 판정과 관련해 어떤 부당 행위도 없었다”며 각종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이날 김용태 최고위원이 정 후보자를 향해 “거취를 직접 결단하라”고 촉구하는 등 국민의힘 지도부내에서도 부정적 기류가 흐른다.
민주당은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김앤장 고문시절 이해상충 의혹,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 공직자로서 받은 혜택을 개인목적으로 유용한 의혹 등도 인사청문회에서 송곳검증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민주당에서 ’낙마 1순위‘로 꼽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안이 이날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한 후보자는 ‘채널A 사건’과 관련해 휴대전화 조사에 비협조한 것과 자신이 임대한 아파트의 보증금을 대폭 올려받은 데 대한 지적을 받는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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