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 전자’의 늪에 빠진 삼성전자와 달리 삼성그룹 전체 계열사에 분산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은 ‘선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지난 한 달간 5%가 넘게 하락할 때, ETF는 최대 3%대 수익을 냈다. 변동성이 커진 최근 주식시장에서 같은 ‘삼성’에 투자하더라도, 계란을 나눠 담는 식의 분산 투자 효과가 뚜렷했다는 분석이다.
삼성그룹 관련 ETF 중 운용 규모가 가장 큰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삼성그룹 ETF’ 수익률은 2.3%였다. 계열사별 비중을 조금 달리하고 있는 ‘KODEX삼성그룹 밸류 ETF’ 수익률은 3.2%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삼성그룹펀더멘털 ETF’ 역시 0.4%의 수익을 거뒀다. 지난 한 달간 삼성그룹에 나눠 투자하는 5개의 ETF 모두 짭짤한 수익을 낸 것이다.
같은 기간 삼성의 간판 기업인 삼성전자 주가는 5.66% 하락했다. 지난달 7만원대 아래로 내려간 이후 52주 신저가를 반복적으로 찍으며 하락세에 빠져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0.15% 오르며 6만6700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본격적인 반등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바닥을 쳤다’는 의견과 6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예상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당분간 삼성전자의 변동성을 예측하기 쉽지 않아 추가 하락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ETF가 편입한 종목은 정보기술(IT) 기업(삼성전자)뿐만 아니라 바이오(삼성바이오로직스), 중공업(삼성중공업), 금융(삼성증권·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카드) 등 골고루 구성돼 있다. 지난 한 달 삼성SDI는 19.2%, 삼성화재는 10.6%, 삼성생명은 3.35% 올랐다. 삼성카드(2.96%), 삼성바이오로직스(0.5%) 등도 마찬가지다. ETF에 속한 이들 기업의 주가가 뛰면서 삼성전자 하락세를 보완해 준 역할을 했다.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삼성그룹의 경우 거의 전 사업 분야에 계열사가 있기 때문에 관련 ETF의 분산 효과가 다른 그룹 ETF보다 큰 편”이라며 “상대적으로 안정적 투자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삼성전자가 신저가를 거듭하고 있어 저가 매수 기회로 볼 수도 있는 만큼 투자성향에 따라 판단은 갈릴 수 있다”고 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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