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애관극장 공공매입 난항

입력 2022-04-18 18:07   수정 2022-04-19 00:28

1895년 인천에서 개관한 애관극장(옛 협률사·사진)의 폐관을 막고 보존·활용을 위한 인천시의 공공 매입(건물) 추진이 난항을 겪고 있다. 애관극장을 사랑하는 시민모임(애사모) 등 시민단체들은 극장의 문화·역사적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공공 매입을 주장하지만, 시 입장에서는 건물의 건축적 가치에 대한 논란과 활용 방안 등 해결해야 할 난제가 많아서다.

18일 인천시는 인천영상위원회·시민단체·애관극장 측과 ‘애관극장 보존·활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오는 25일에는 애관극장 활용 방안 토론회도 열기로 했다. 그러나 애관극장이 경영난으로 매각이 추진된다는 소문이 있었던 2018년 1월 이후 공공 매입 조치가 계속 지연되는 상황을 지켜본 시민들은 기대가 사라진 분위기다. 지난 17일 애관극장 앞에서 만난 인천시민들은 “애관극장을 살리기 위한 민관협의체는 지난해에도 활동했는데 왜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시는 지난해 말 애관극장의 가치평가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매입을 추진하려고 했지만, 4개월째 결론을 못 내리고 있다. 역사·문화적 가치는 있지만 건축학적 가치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용역 결과 때문이다. 공공 매입 이후 활용 방안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지역의 건축학계에서도 극장의 건축적 가치가 충분하지 않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손장원 인천재능대 실내건축과 교수는 “오랫동안 인천시민과 함께해왔다는 문화적 가치는 높지만 건축학적 의미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며 “시민 세금으로 덜컥 공공 매입하기 전에 상업영화 공간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다양한 활용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애관극장은 일제강점기 이후 6·25전쟁을 겪으면서 건물이 소실되고 몇 차례 리모델링 과정을 거쳤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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