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의 새로운 폼팩터(특정기기 형태)로 돌돌 말리는 롤러블 스마트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폴더블(접는) 스마트폰서 거둔 성공 방정식을 롤러블폰에서도 이어갈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19일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 '투명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구동하는 두 가지 방식의 스마트폰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롤러블폰은 평소엔 일반 스마트폰처럼 활용하다가, 필요하면 말려있던 디스플레이 패널이 펼쳐지는 방식이다. 삼성이 낸 두 가지 특허 모두 롤러블 디스플레이가 장착됐는데 하나는 롤러블 패널이 측면에서 튀어나오고, 다른 하나는 롤러블 패널이 수직으로 펼쳐지는 방식이란 차이점이 있다.
특허의 또 다른 특징은 롤러블 디스플레이로 투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활용했다는 점이다. 측면 또는 상단에서 펼쳐진 롤러블 디스플레이 부분이 투명하게 표시된다.
정보기술(IT) 매체 샘모바일은 "해당 특허를 보면 디스플레이의 투명한 부분을 통해 현실의 공간이 드러난다"며 "이때 디스플레이에서 증강현실(AR) 캐릭터나 다양한 정보 등을 노출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특허 출원한 제품을 모두 실제로 시장에 선보이는 것은 아니다. 다만 삼성전자는 이번 특허 출원 외에도 롤러블 또는 슬라이더블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스마트폰 특허 기술을 잇달아 출원하며 롤러블폰 출시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는 수년에 걸쳐 다양한 디스플레이 폼팩터를 개발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5월 열린 '디스플레이 위크 2021'에서 "폴더블, 롤러블, 슬라이더블(미는), 풀스크린과 같은 여러 종류의 디스플레이 폼팩터를 통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열린 'CES 2022'에서 여러 폼팩터를 선보였다. 가운데 디스플레이를 기준으로 좌우 디스플레이를 안쪽으로 접을 수 있는 '플렉스 G'를 비롯해 S자 형태로 접었다 펼 수 있는 '플렉스 S', 디스플레이가 늘어나는 '플렉스 슬라이더블' 등을 선보였다.
삼성전자가 '롤러블폰 최초 출시' 타이틀을 거머쥐고 흥행시킬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업계는 삼성전자의 롤러블폰 출시 시점이 이르면 내년께가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플래그십(전략) 스마트폰으로는 폴더블폰을 점찍은 상태다.
삼성전자는 2019년 첫 폴더블폰을 선보인 뒤 지속적 신제품 출시로 '폴더블폰 대중화'를 이끌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삼성전자의 폴더블폰이 약 1300만대 규모로 판매될 것으로 내다봤다. 2019년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 규모(50만대) 대비 무려 25배가량 커진 수치다.
다만 롤러블폰을 개발하는 업체가 삼성전자가 유일한 것은 아니다. 중국 제조사 오포는 최근 롤러블 스마트폰 시제품 모델을 선보였다. LG전자의 경우 2020년 가장 먼저 롤러블폰 콘셉트를 공개했지만,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하면서 빛을 보지 못하게 됐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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