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상징 이케아가 '반값 배송비'까지 선언한 까닭은?

입력 2022-04-19 11:00   수정 2022-04-19 11:04

홈퍼니싱 리테일 기업 이케아코리아가 '반값 배송비' 등 소비자 부담을 확 낮춘 배송 요금제를 도입했다.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가구 업계가 줄줄이 제품 가격을 인상하는 가운데 파격적인 행보라는 평가다.

이케아코리아는 19일부터 온오프라인 주문과 관계없이 배송지 기준으로 동일한 가구 배송비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기존 오프라인 4만9000원, 온라인 5만9000원이었던 가구 배송비는 최대 50%가량 낮아진다. 서울, 부산, 인천, 경기(여주, 양평 등 일부 지역 제외) 지역에는 2만9000원, 제주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는 3만9000원의 배송비가 적용된다.

지난해 10월 도입한 '주유소 픽업 서비스' 요금도 1만9000원에서 9000원으로 내렸다. 이 서비스는 온오프라인으로 가구를 주문하고 해당 주유소로 배송된 상품을 직접 수령하는 방식이다. 서울 삼성동·길음동, 대전, 대구 등 전국 11개 지역에서 시행되고 있다.

니콜라스 욘슨 이케아코리아 커머셜 매니저는 "이케아 코리아는 앞으로도 고객의 니즈를 반영해 편리하고 합리적인 가격의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케아코리아의 '반값 배송비' 정책은 최근 연이은 가구 가격 인상에 대응한 자구책이란 분석이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으로 목재, 석유화학 제품 등 핵심 원자재 가격의 상승세가 장기화하면서 가구 업계는 지난해부터 제품 가격을 줄줄이 올리고 있다.

이케아코리아도 지난 1월 수납장, 침대, 식탁 등 전체 제품의 약 20% 해당하는 제품 가격을 평균 6% 인상했다. 이어 2월에는 주방가구, 서랍장, 침대 관련 가구를 비롯해 책상 상판, 의자 다리 등 30여 종 품목의 가격을 최대 25% 올렸다.

이케아코리아의 가격 인상은 모기업인 잉카그룹의 글로벌 가격 정책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잉카그룹이 원자재 및 해상 운임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가격 정책을 먼저 정하면 국내 시장 상황에 맞게 품목별 가격을 조정한다는 설명이다.

이케아코리아는 지난 2월 의자, 매트리스 등 71개 제품의 가격을 약 20% 인하하는 '더 낮은 새로운 가격' 정책도 시행했다. 원자재 가격 영향을 비교적 많이 받는 품목의 가격을 올리는 한편 일부 품목의 가격은 낮추는 방식으로 합리적인 소비를 강조하는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한 가구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가구 시장은 고가 프리미엄 시장과 중저가 시장으로 양극화가 심화했다"며 "글로벌 유통망과 광범위한 제품군을 바탕으로 유연한 가격 정책을 펼칠 수 있는 게 이케아의 최대 경쟁력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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