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고점 인식과 대출 규제, 이자 부담 등이 맞물리면서 서울 빌라(연립다세대) 시장에서 전용 60㎡ 이하 소형 매물의 거래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9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지난 1분기(1~3월) 서울 전용 60㎡ 이하인 소형 빌라 거래는 6818건으로 집계됐다. 전체 빌라 매매 거래량(7619건)의 89.5%로, 국토부가 실거래가를 조사한 2006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용 60㎡ 초과 빌라 거래량은 801건(10.5%)에 그쳤다.
가격 구간별로는 전용 60㎡ 이하 소형에서 3억원 이하 거래가 61.2%(4170건)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반면 전용 60㎡ 초과 중대형 빌라는 3억원 이하 거래가 35.1%(281건)로 낮았다. 보금자리, 디딤돌 대출 등 저리의 정책대출이 가능한 6억원 이하 거래 비중도 전용 60㎡ 이하 소형 빌라는 98.0%로, 전용 60㎡ 초과(84.2%)에 비해 높았다.
서울 빌라 매매 중 소형 비중이 커진 건 아파트 가격 급등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부동산R114는 "2020년과 작년 서울 아파트 가격은 연평균 14% 정도 올랐다"며 "이 기간 전용 60㎡ 이하 소형 빌라의 거래는 역대 최고 수준인 연 4만8000여건 거래됐다"고 설명했다.
소형 빌라 매매는 향후 더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1~2인 가구 실수요가 꾸준한 편이고 임대차법에 따른 갱신 계약이 끝나는 7월 이후 전셋값이 상승할 우려가 커져서다. 세입자 중 일부는 자금 부담이 덜한 소형 빌라 매수로 갈아탈 것이라는 전망이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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