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김천에 있는 중소기업 아이티는 디스플레이 검사기를 주로 개발·생산해오다 지난해 재활 의료 및 농업용 로봇으로 사업을 전환했다. 비닐하우스 수확물 운반, 방제, 비료 살포 등을 자동으로 해주는 다목적 무인방제기를 개발해 작년 10월부터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했다.
이 회사는 한국로봇융합연구원으로부터 로봇을 활용한 다목적 무인방제기 기술을 이전받아 구미 강소연구개발특구에 연구소기업(아이팜)도 설립했다. 강점이 있는 비전 기술과 통신·센서 기술에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을 융합해 농약이나 비료 양을 로봇이 자동으로 조절하는 첨단 스마트팜 장비를 개발 생산하기 위해서다. 노봉천 아이티 대표는 “기존 디스플레이 검사기는 일감도 줄고 수익성도 높지 않아 스마트팜 로봇 장비로 눈을 돌렸다”며 “올해 이 로봇으로만 20억원 이상 매출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구미강소연구개발특구가 아이티 사례처럼 지역 내 중소기업의 사업 전환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2020년 7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정한 이 특구는 중소기업들의 연구소기업 설립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구미 중소기업의 사업 전환은 그동안 구미 경제 부활의 중요한 과제로 뽑혀 왔다. 대기업들이 잇달아 해외 공장 이전을 추진하면서 중소 협력업체들이 몰린 구미 지역의 일감과 고용이 동시에 줄었기 때문이다.
구미시에 따르면 사업 1년 차인 지난해 특구 내에 연구소기업 8개가 설립됐다. 기술이전 및 출자 37건, 기술이전 사업화(고도화) 과제지원도 13건에 달했다. 특히 올해 4월까지 신청을 완료했거나, 신청한 연구소기업은 총 14개로 늘어났다. 이상훈 금오공대 강소특구육성사업단 팀장은 “14개 연구소기업 가운데 기존 기업이 신사업으로 전환한 사례가 10개로 4차 산업혁명 기술기업으로의 전환이 활발하다”고 분석했다.
구미강소연구개발특구 면적은 총 257만㎡다. 금오공대를 중심으로 금오테크노밸리, 국민 국가 4단지 및 구미하이테크밸리가 대상 지역이다. 공공 기술을 기업에 이전하고 사업화해 신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지역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2025년까지 75개 연구소기업과 50개 창업기업을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구미강소연구개발특구는 이노폴리스캠퍼스 사업을 통해 11개의 창업기업도 탄생시켰다. 장의순 금오공대 화학생명과학과 교수가 설립한 창업기업인 골든크라우는 금 나노막대의 광열 효과를 이용해 주름 개선용 하이드로겔 광열 패치와 마이크로니들 광열 패치를 개발했다. 지난해 강소특구 모의 IR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았고, 시제품 생산에도 성공했다. 올해 광열패치 LED기기 500대를 생산할 예정이다.
장세용 구미시장은 “구미강소연구개발특구가 기술, 창업, 성장이 선순환하는 혁신클러스터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구미=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