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사진)이 20일 “앞으로의 위기는 그동안 우리가 겪었던 위기와 차원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이날 현대중공업그룹 긴급 사장단 회의를 열고 “그룹 계열사마다 ‘워스트 시나리오’를 고려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등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작년 12월 ‘2022년 경영전략’을 세우기 위해 소집됐던 사장단 회의가 넉 달 만에 다시 열렸다. 이 자리에는 정기선 HD현대 사장을 비롯해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부회장, 한영석 현대중공업 부회장 등 10개 계열사 대표가 모두 참석했다. 최근 안팎으로 불거진 대내외 불확실성을 바라보는 그룹의 우려가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권 회장은 치솟는 원자재 가격과 핵심 시장인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원자재 가격 급등이 조선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중국 상하이 봉쇄 조치에 따른 중국 내수 시장 위축을 건설기계 사업 부문이 어떻게 대응할지 점검할 때”라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를 비롯한 에너지사업 부문에 대해선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 유가의 불안정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며 “유가 변동에 철저히 대비해 올해 잡은 계획을 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