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호건 다리·아이젠하워 연못…오거스타 곳곳엔 명사들의 향기가

입력 2022-04-20 17:38   수정 2022-04-21 00:44


수많은 기념물은 오거스타내셔널GC를 둘러보는 기쁨 가운데 하나다.

15, 16번홀 그린 앞과 11∼13번홀을 따라 흐르는 ‘래의 개울(Rae’s Creek)’은 오거스타GC의 상징 가운데 하나다. 과거 오거스타 요새를 인디언으로부터 지켜낸 존 래의 이름을 땄다. 오거스타GC에서 유일하게 골퍼가 아닌 사람의 이름을 딴 공간으로, ‘아멘코너’의 중심을 이룬다.

래의 개울을 가로지르는 세 개의 다리는 위대한 골퍼들의 이름을 땄다. 12번 그린에는 ‘벤 호건 브리지’가 있다. 1953년 대회에서 14언더파 274타(70-69-66-69)를 기록한 호건의 업적을 기려 1958년 헌정했다. 호건이 기록한 274타는 당시까지 대회 72홀 최소타였다. 12년이 지난 1965년에야 잭 니클라우스가 271타로 기록을 깼다.

13번홀에서는 ‘바이런 넬슨 브리지’가 골퍼들을 기다린다. 넬슨은 1937년 첫 마스터스 우승 당시 최종라운드를 랄프 굴달에게 6타 뒤진 상태로 출발했다. 하지만 12번홀 버디에 이어 13번에서 이글을 기록하며 2타차 역전극을 썼다. 1942년 대회에서는 호건을 밀어내고 우승컵을 들었다.

1935년 마스터스 우승으로 남자 골프 사상 첫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진 사라센을 기리는 다리도 있다. 15번홀(파5) 그린 앞에 있는 ‘사라센 브리지’다. 사라센은 이 홀에서 단번에 세 타를 줄이는 알바트로스로 승기를 잡았다.

오거스타GC의 가장 유명한 회원은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 전 미국 대통령(1890~1969)이다. 그는 1952년 대통령 당선 직후 오거스타GC에서 골프로 자축했다고 한다. 그 정도로 골프와 오거스타GC를 사랑했다. 8년 재임 기간 동안 오거스타GC에서만 수백 번 라운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거스타GC에는 그를 추억하는 공간이 여럿 있다. 9번홀(파3) 주변에 있는 ‘아이크(아이젠하워의 애칭) 폰드’가 대표적이다. 평소 코스에 대한 아이디어를 자주 내던 아이젠하워의 의견을 반영해 만든 연못이라고 한다. 아이젠하워가 오거스타GC에서 묵었던 오두막 ‘아이젠하워 캐빈’은 지금도 잘 보존돼 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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