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와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대하여[마스턴 유 박사의 論]

입력 2022-04-20 15:11  

이 기사는 04월 20일 15:1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기관투자자들에게 ESG는 왜 중요한가

요즘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기업 경영은 물론 상업용 부동산 투자업계에서도 화두로 떠올랐다. 글로벌 투자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성장을 지속하기 위한 관리 요소로 ESG가 대두된 것이다. ESG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비재무적 요소를 평가할 때 가장 효율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프레임으로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측면에서 기업이 관리해야 할 요소들로 구성돼 있다.

세계 3대 연기금으로 꼽히는 우리나라의 국민연금은 탄소배출량, 에너지 소비량, 용수 사용량, 화학물질 사용량, 폐기물 배출량, 친환경 특허 등을 기준으로 기업의 ESG를 평가한 뒤 투자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이외에도 공무원연금공단, 사학연금, 우정사업본부, 한국교직원공제회도 ESG 투자규모를 늘리고 있으며, 글로벌 주요 연기금인 캘리포니아주 공무원연금(CalPERS), 네덜란드공무원연금(ABP), 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CPP Investment Board), 일본공적연금(GPIF) 등도 ESG 투자원칙을 수립해 운영 중이다.

UN의 책임투자원칙(PRI: 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 참여 규모 또한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해당 책임투자 대상 자산도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UN PRI 서명기관은 2021년 기준 3,826개 기관으로 이중 자산운용사는 609개에 해당된다. 전체 자산운용 규모는 121.3조 달러로 전년대비 17% 증가했다.




이상의 동향과 투자기관들의 기조를 미뤄보았을 때 향후 상업용 부동산 투자시 ESG가 고려되지 않은 자산은 주요 기관들의 투자선호도가 떨어지거나 자산가치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상업용 부동산 투자시장에서 ESG는 핵심 지표가 되어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상업용 부동산 분야에서 ESG를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인증제도가 있는가

ESG 중에서 E(환경)를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인증제도로는 국내의 경우 녹색건축인증제도와 건축물에너지효율등급 인증제도가 있다. 해외에서는 미국 그린빌딩위원회(US Green Building Council)에서 개발·시행하고 있는 친환경 건축물 인증제도로 LEED(Leadership in Energy and Environmental Design)가 있다.

우리나라 정부는 건축물로부터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저감하기 위해 2000년대 초반부터 녹색건축 인증기준을 도입했다. 2015년 우리나라 건물부문의 총 온실가스 배출량이 135.8백만t CO2 eq.으로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692.9 백만t CO2 eq.)의 19.6%를 차지할 정도로 건축물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었다.

ESG 실현을 위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첫 번째 미션은 무엇일까

국토교통부 리츠정보시스템에 공시된 상업용 부동산 중 대표적인 투자 대상인 오피스들의 운영비용을 분석해보면 오피스 리츠의 경우 월 평균 3.3㎡당 24,013원의 비용이 운영을 위해 소요되고 있다. 서울과 분당의 오피스 재고량이 2934개동이며, 이들 오피스의 연면적이 4739만㎡임을 감안했을 때 한 해 이들 오피스 운영을 위해 지출되는 운영비용만 약 4조1312억원에 달한다. 대상을 오피스에서 전국 건축물로 확대한다면 부동산 운영에 소요되는 비용은 실로 상당한 규모라고 볼 수 있다.

이렇듯 막대한 규모의 비용 중 일부를 절감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상업용 부동산 특성에 맞춰 효율적으로 관리 운영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부동산 관리운영 최적화 툴(too) 개발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 부동산 관리운영 최적화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에너지 절감, 탄소배출 저감, 폐기물 감소 및 자원 재활용 등 다양한 측면에서 E(환경) 중심의 ESG 실현이 가능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데이터베이스를 지속적으로 구축하여 건축물의 라이프사이클을 반영한 관리 운영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정리=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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