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4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은 현재 3.532~5.180%(1등급·1년) 금리가 적용된다. 지난해 12월 말과 비교하면 금리 상단은 0.460%포인트나 올랐다.
최근 신용대출을 갱신하는 차주들은 높아진 금리를 체감하고 있다. 최근 5000만원 한도의 마이너스통장을 연장한 직장인 김정연(가명) 씨는 "지난해 4월 아무래도 금리가 오를 것 같단 생각에 고정금리 3.07%로 새롭게 개설해서 사용했는데, 이번 연장으로 금리는 4.5%로 뛰었다"며 "앞으로 금리인상이 더 된다는데 내년 연장 시점엔 얼마나 더 오를지 벌써 걱정된다"고 말했다.
전세대출을 이용하는 차주도 부쩍 높아진 금리를 체감하고 있다. 전세 대출을 이용 중인 20대 박미연(가명)씨는 "7000만원의 전세대출을 이용 중인데 다음 달부터 금리가 3.02%에서 4.6%로 변경된다는 문자를 받았다"며 "금리가 오를 줄은 알았지만, 신규로 전세대출 받는 것보다 더 높은 금리를 받을지는 몰랐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현재 모은 돈과 좀 더 낮은 금리로 신용대출을 합쳐 전세대출을 갚아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네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연간 이자 부담은 총 13조원이 더 늘어나게 됐다.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306만8000원에서 372만3000원으로 늘면서, 증가 폭은 21%(65만5000원)에 달했다.
문제는 앞으로 대출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현재 1.50%인 기준금리가 2.5%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금융연구원은 "향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예상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를 반영해 계산한 올해 말 적정 기준금리는 2.5~2.6%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창용 신임 한국은행 총재도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을 피력했다. 이창용 총재는 최근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인기가 좀 없더라도 선제적으로 금리 시그널을 줘서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낮추는 게 지금까지는 맞다고 본다"며 "시그널을 줘서 물가가 더 크게 올라가지 않도록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물가 상승 국면이 적어도 1~2년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선 추가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더 빨라졌다는 분석이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인플레이션 대응의 시급성을 고려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추가 인상 시점이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4월 물가 지표와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을 거치면서 재차 연속적인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이 확대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앞으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은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되면 가계대출 차주들이 추가로 내야 할 이자 규모는 연간 3조3000억원이다. 차주 1인당으로 따져보면 연간 16만4000원의 이자 부담이 가중된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