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강행 처리에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힌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반대 문건의 정확한 유출 경위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양 의원은 지난 20일 조선일보와 통화에서 전날 국회 메신저 등을 통해 유출된 '검수완박 반대 입장문'은 본인이 작성한 것이라고 인정했다.
그는 "내게는 자문을 하는 멘토 그룹이 있다. 고민하며 쓴 글을 그분들과 이야기하는 곳에 올리고 부족한 점이나 보완할 점이 없는지 여쭸다"며 "(입장문의) 정확한 유출 경위는 모르겠다. 그러나 기분 나빠하거나 후회하지 않는다. 반대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양 의원은 "다른 분한테 '검수완박을 처리하지 않으면 문재인 청와대 사람 20명이 감옥에 갈 수 있다'고 들었다"며 "(민주당의) 강경파 모 의원은 (검수완박을 안 하면) 죽는다고도 했다"고 폭로했다.
양 의원은 "(검수완박에 대해) 얼마나 고민했는지 모른다. 법사위(법제사법위원회)에 오고 나서 여러 번 회의하는데 말이 안 됐다"며 "민주당 내 강경파는 막무가내였다. (검수완박 반대) 입장문이 유출되니까 내가 국민의힘에서 (대가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자리를 약속받았다고까지 말이 나오더라"고 했다.
'검수완박에 반대할 경우 민주당 복당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양 의원은 "이미 복당도 다 하기로 결정됐었다. 그 상황에서 민주당이 나에게 도와 달라고 하더라"며 "그러나 법안을 보니 도와줄 수가 없었다. 이거 해주면 복당시켜준다는 건 내게 모욕"이라고 했다.
민형배 의원의 탈당에 대해선 "국회의원을 탈당시키는 발상에 경악했다"며 "민 의원은 법사위에 새로 들어와 검수완박만 외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이 법(검수완박)을 이런 식으로 통과시킨다면 국민으로부터 심판받아도 할 말이 없다"며 "2016년에 내가 선택했던 민주당은 온데간데없다"고 했다.
앞서 양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검수완박 반대 문건 작성 배경 관련 "어제 제 명의의 문건은 극도로 대치하고 있는 여야가 어떻게 하면 협치를 할 수 있게 할수 있을까 고민하며 양심 만에 의지해서 작성한 글"이라면서 "그래도 부족한 점이나 보완할 점이 없는지 자문을 구하는 과정에서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 무척 유감이고 아쉬움이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지금도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 더구나 다수당이라고 해서 자당 국회의원을 탈당시켜 안건조정위원으로 하겠다는 발상에는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며 "법이 보장하는 한도에서 입법권자의 한사람인 국회의원의 의무와 권리를 정당하게 행사하겠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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