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은 대자연이 인간에게 선물한 감미료이자 치료제다. 그중에서도 상위 0.1%에 해당한다는 마누카꿀은 고유의 성분으로 강력한 천연 항생제 역할을 하면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마누카꿀이 희귀한 꿀로 인정받는 것은 특이한 성분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메틸글리옥살(MGO)이란 성분이다. 이 성분은 각종 염증을 완화하는 항균 작용이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 기능을 활성화하는 다이하이드록시아세톤(DHA)과 마누카꿀에서만 발견되는 자연 발생 화학물질 렙토스페린(Leptosperin)도 주요 성분이다.
마누카꿀 전문기관인 뉴질랜드 마누카꿀협회(UMFHA)는 이 세 가지 성분을 검사해 등급을 매긴다. UMF(Unique Manuka Factor)란 등급이다.
보통 ‘5+’에서 ‘20+’까지 등급이 매겨진다. 숫자가 높을수록 좋은 성분의 함량이 많고 가격이 비싸진다. 최상급은 ‘30+’ 이상 나오기도 한다.
이런 성분 때문에 마누카꿀은 일반 꿀보다 항균·항산화 효과가 월등히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마누카꿀은 박테리아를 억제해 천연 항생제 효과를 낸다. 이 꿀은 면역력 강화와 상처 치유, 노화 예방, 위장 치료에 효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진귀한 꿀인 만큼 위조품도 많다. UMF 등급과 함께 뉴질랜드 정부로부터 승인받는 제조사임을 입증하는 펀마크(Fern Mark)를 확인하고 구입하는 것이 좋다.
마누카꿀의 성분을 그대로 흡수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아침, 또는 저녁 공복에 한두 스푼씩 섭취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처음 마누카꿀을 접하는 경우 UMF5+부터 시작해 점차 높은 등급을 선택할 것을 권한다. 미지근한 물에 넣어 차로 마시거나 레몬을 곁들여 레몬 꿀차로 만들어 먹어도 좋다. 마누카꿀은 열에 닿으면 영양소가 파괴되기 때문에 뜨거운 물은 피해야 한다.
요구르트, 견과류, 과일샐러드, 빵 등에 뿌려 먹으면 한 끼 식사로도 손색없다. 지난달엔 건강 잘 챙기기로 유명한 힙합 가수 박재범 씨가 마늘과 레몬즙, 마누카꿀을 섞은 ‘마늘 샷’을 만들어 마시는 방송이 한 예능프로그램에 소개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해외에서 마누카꿀은 이미 프리미엄 건강식품으로 유명하다. 영국인 음식 연구가 프랜시스 케이스가 저술한 《죽기 전에 꼭 먹어야 할 세계 음식 1001》에 이름을 올렸다. 스칼렛 요한슨이나 기네스 펠트로 같은 할리우드 스타들이 마누카꿀 애호가로 알려지며 더욱 유명해졌다.
최상급 중의 최상급으로 평가받는 UMF31+ 등급 마누카 꿀도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UMF31+ 마누카꿀을 200만~250만원에 판매한다. 뉴질랜드 현지에서도 구하기 힘든 UMF31+까지 굳이 가지 않더라도, 전문가들은 UMF20+를 최고 등급으로 쳐준다. 현대백화점은 UMF20+ 등급의 마누카꿀 250g을 24만9000원에 선보였다.
좀 더 합리적인 소비를 원한다면 등급이 낮은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마켓컬리는 UMF5+ 마누카꿀을 3만원대, UMF10+를 6만원대에 판매한다. 지난 1분기 마켓컬리에서 판매된 마누카꿀 상품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84.6% 증가했다. 마누카꿀이 포함된 프로폴리스 스프레이는 판매량이 전년 대비 427.3% 늘었다.
오승식 현대백화점 가공식품 바이어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건강과 관련된 식품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며 “프리미엄 제품이 많이 팔리는 서울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의 경우 마누카꿀이 입고되는 날을 문의하는 고객이 있을 정도로 인기”라고 설명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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