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M2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한 제품군을 공격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기가 지난해 12월부터 FC-BGA 사업과 관련해 부산, 베트남 등에 총 1조600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결정한 데는 이런 배경 등이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FC-BGA 시장은 최근 수급 불균형이 일어날 정도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디지털 수요가 늘어나면서 서버, PC 등에 고성능 반도체 기판을 적용하는 고객사가 증가했다. 그럼에도 FC-BGA를 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제한적이다. 국내에선 삼성전기가 유일하고, 일본 이비덴, 신코덴키, 대만 유니마이크론, 난야 등 다섯 곳뿐이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FC-BGA는 미세회로 구현, 대면적화, 층수 확대 등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해 진입장벽이 높다”며 “후발업체가 진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동안 기판 사업은 삼성전기에서 ‘미미한 존재’였다. 휴대폰, TV 필수 부품인 MLCC(적층세라믹콘덴서)가 주력 사업이었다. 삼성전기가 기판 사업을 키우기로 한 것은 반도체 고성능화에 따라 반도체 패키지 기판 수요가 늘어나면서다. 지난해 M1 프로세서에 FC-BGA를 공급하면서 애플과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기가 총 1조6000억원을 투자한 FC-BGA 신규 생산설비는 내년 본격 가동된다. 가격 경쟁력을 높이면서 공급 물량을 확보해 매출이 크게 늘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선 삼성전기가 올해 처음 연간 매출 10조원을 넘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같은 기대에 삼성전기 주가는 이날 4.98% 오른 16만8500원에 마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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