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비스 프레슬리 진짜 사망 원인?…"별거 아냐" 무시했다간 큰일 [건강!톡]

입력 2022-04-24 13:00   수정 2022-04-24 13:58


'로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의 공식 사인은 심장마비다. 그러나 그의 주치의는 엘비스의 진짜 사망원인은 '만성변비'라고 주장했다. 주치의는 "엘비스는 죽기 직전까지 심각한 변비에 시달렸으며 그가 변비 치료를 거부해 병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말 못 할 고민 중 하나인 변비는 사소한 질환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전문가들은 암이나 심장질환 등에 비해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지만 만성이 되면 생각하는 것보다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변비는 대변을 볼 때 힘들거나 횟수가 상당히 줄어든 경우, 정상 이상으로 변이 굳어져서 나오는 경우를 말한다. 임상적으로 통상 일주일에 2회 이하 대변을 보는 경우를 변비라고 말할 수 있다.

정상인의 경우 불충분한 섬유소 및 수분의 섭취, 운동 부족, 환경 변화 등으로 심해질 수 있고 배변을 억지로 참게 되면 배변 반사가 억제되어 나중에는 변이 직장에 차 있어도 변이 마렵지 않게 되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그렇다고 꼭 하루에 한 번씩 변을 봐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자주 자극성하제를 장기간 복용하면 대장 무력증을 초래할 수 있으며 마약, 진정제, 항우울제 등의 복용은 변비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대장 자체의 구조적 이상이 있는 경우엔 장내 종양이나 장이 꼬였을 때, 선천성 거대결장도 변비의 원인이 된다. 대장 기능 이상의 경우 대장무력증으로 대장의 운동이 자극성하제에도 반응하지 않은 상태에 이른 경우와 과민대장 증후군이 있는 경우도 있다.

이태희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변비를 앓고 있는 환자들이 사실 암 환자나 염증성 장 질환 환자보다 더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고 삶의 질이 떨어지는 걸 자주 봐왔다"고 언급했다.

변비와 사망률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변비 환자들이 변비가 없는 환자에 비해 사망률이 12%가 높았다. 이 교수는 "변비와 직접적인 사망 원인으로 언급되는 것 중엔 혈액 공급에 장애를 일으키는 심장질환인 허혈성 심질환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척추염과 혈액투석을 받는 난치성 변비 환자가 있었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변비약을 잘 못 드셨고 변비가 심해져 응급실로 왔다. 장이 굉장히 늘어난 상태였으며 대변이 장에 가득 차 있었다. 응급 수술을 시행해 대변을 제거했으나 결국 장패혈증으로 사망했다"며 위험성을 알렸다.

이 교수는 "암이나 심장질환, 뇌질환에 비해 변비에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는데 노인, 거동이 불편한 환자,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 변비가 장폐색, 장천공, 패혈증 등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건강관리협회에 따르면 변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고 하루 2리터 이상의 물을 마시며 걷기, 달리기 등 적절한 유산소 운동을 건강상태에 맞춰 꾸준히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변비 환자들이 병원에서 원인을 평가할 필요는 없으나 변비약을 계속 먹어야 하거나 약으로 해결이 안 된다면 병원에 방문해 원인을 정확히 평가하는 것이 좋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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