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31% vs 28.82%’
국민의힘 경기지사로 출마한 유승민 전 의원이 후보 경선 과정에서 일반여론조사, 책임당원 투표에서 각각 얻은 득표율이다. 유 전 의원은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김은혜 의원(39.7%)을 큰 차이로 앞섰다. 하지만 당원투표에서 김 의원에 71.18%라는 ‘몰표’가 나오면서 후보자리를 내줬다. 초선인 김 의원이 4선 중진 출신에 대선주자급인 유승민 전 의원을 꺾은 것이다.
김 의원의 출마 배경으로 거론됐던 ‘윤심(윤석열의 마음)’이 이번 당원투표 결과로 기정사실화됐다는 평가다. 유 의원은 결과가 발표된 후 자신의 SNS에 “권력의 뒤끝이 대단하다”며 ”공정도, 상식도 아닌 경선에서 ‘윤석열 당선자’와의 대결에서 졌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윤 당선인이 유 전 의원에 쌓였던 앙금을 이런 식으로 풀었다는 해석이 담긴 토로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이번 경기지사 경선 결과 등을 의미 있는 시그널로 받아들인다. 다음 달 출범할 윤석열 정부가 야당 등과 제대로 된 협치를 보여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대표적 사례는 안철수 인수위원장과의 갈등이다.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은 지난 대선에서 전격 단일화를 하며 공동정부를 꾸리기로 했다. 하지만 공동정부 구성의 관건인 1차 내각 인사 과정에서 안 위원장이 추천한 인사가 단 한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인수위 출범 당시만 해도 적게는 2~3명, 많게는 4~5명까지 안 위원장 측 인사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될 것으로 기대됐다.
이 때문에 지난 13일 안 위원장은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잠행에 들어갔다. ‘결별설’까지 힘을 얻었다. 만찬 회동으로 갈등이 봉합되는 듯 보였지만 안 위원장의 속내는 그렇지 않다는 해석도 많다. 다른 출구전략을 찾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울며 겨자 먹기로 상황을 정리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둘의 단일화는 사실상 DJP(김대중·김종필) 공동정부와 형태나 상황이 비슷했고 안 위원장이 아니었으면 대선에서 이기지 못했을 것“이라며 ”희대의 정치사기극에 당한 모양새”라고 비판했다. 당시에는 김종필 전 국무총리 측 인사가 경제 쪽 내각 전반에 인선됐다.
한 4선 민주당 의원은 “대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났던 것도 홍준표 의원에 대한 보복심리가 상당히 작용했다고 본다”며 “국민의힘과 인수위 내에서 윤 당선인이 보여준 선택은 야당과도 협치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굉장히 강력한 시그널”이라고 분석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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