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농업지대 중 하나인 지린성이 지난 3월부터 이어진 봉쇄로 옥수수 등 주요 곡물 파종에 차질을 빚고 있다. '제로 코로나' 정책이 식량위기를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5일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지린성의 상당수 농가가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종자 등 핵심 자원 확보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지린성에선 지난달 초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면서 하루 수천명대 감염자가 쏟아졌다. 보건당국은 3월 중순부터 인구 2400만명의 지린성을 사실상 봉쇄했다.
당국은 한 달 가까운 봉쇄 이후 지난 10일을 전후해 통제를 완화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부터는 도시에 발이 묶였던 농민 8만여명의 귀가를 순차적으로 허용했다. 다수 농민들이 겨울철에 도시에서 시간제 근무를 하다가 봉쇄되면서 이동이 제한됐다.
농민들의 농촌 복귀가 지연되면서 4~5월에 파종을 해야 하는 작물들의 농사가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 방역 통제로 트럭 물류가 제한되면서 종자와 비료, 제초제 등을 구하기도 어려워졌다. 지린성과 랴오닝성, 헤이룽장성의 '동북 3성'은 쌀, 옥수수 등 식량의 주요 산지다. 지린성은 옥수수 수확량에서 31개 성·시 중 2위다.
옥수수는 식용 외에 돼지 사료로도 많이 쓰인다. 돼지고기는 중국인의 식생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중국농업대에 따르면 옥수수 가격이 10% 오르면 중국 음식값이 0.4% 상승한다.
중국의 지난해 옥수수 소비량은 총 3억90만t이다. 이 중 수입은 2835t으로 8.4%를 차지한다. 하지만 지난해 돼지 사육량이 늘어나면서 옥수수 수입량이 2020년 대비 2.5배 급증했다. 게다가 옥수수를 가장 많이 수입하던 우크라이나가 수출을 줄이면서 미국이 최대 수입국이 됐다. 경쟁 관계인 미국산에 대한 의존도를 더 높이긴 어려운 상황이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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