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형 은행에서 임직원의 횡령·유용이나 배임 등으로 적발된 금융사고가 총 28건, 금액으로는 161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증권·보험·카드·저축은행 등 7개 업권의 금융사 68곳에서 적발된 사기, 횡령·유용, 업무상 배임, 도난·피탈 등 금융사고는 총 40건이었다. 사고 금액은 총 181억5000만 원이었다. 이는 업권별 국내 자산 규모 상위 10개 금융사가 지난해 금융당국에 신고한 금융사고를 집계한 자료다.
소비자 접점이 많고 규모가 큰 은행에서 금융사고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산업·SC제일·씨티·부산은행 등 10개 은행에서 지난해 적발된 금융사고는 총 28건, 161억3000만 원에 달했다. 전체 금융권 사고 10건 중 7건이 은행에서 발생한 셈이다. 금액으로는 은행의 비중이 88%에 달한다.
이들 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를 유형별로 보면 업무상 배임 사고가 총 86억9000만 원(3건)으로 가장 금액이 컸고 횡령·유용 사고가 총 67억6000만 원(16건)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사기(8건·6억8000만 원), 도난·피탈(1건·1000만 원 미만) 순이었다.
이 기간 가장 많은 사고가 발생한 곳은 국민은행으로 사기(4건), 횡령·유용(3건), 도난·피탈(1건) 등 총 7건이었다. 이어 신한·하나·기업은행이 각각 4건이었고 농협은행(3건), 우리·부산은행(2건), SC제일은행(1건) 순이었다. 산업은행과 씨티은행은 신고된 금융사고가 없었다.
사고 금액으로는 농협은행이 67억6000만 원으로 가장 컸고 부산은행(45억 원), 하나은행(36억1000만 원)이 뒤를 이었다. 제주 소재 한 농협은행 직원이 2년간 가족 명의 재산 등을 담보로 25억원 가량을 불법 대출 받은 사실이 적발돼 면직됐고, 하나은행에선 서울 여의도 소재 지점 한 직원이 주식투자를 위해 회삿돈 약 7억원을 횡령했다가 적발됐다.
배임 사고만 2건이 발생한 부산은행은 기업대출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규정에 어긋난 대출이 내부 감사에서 발각돼 회수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은행(4억9000만 원), 우리은행(4억 원), 신한은행(2억7000만 원) 순이었다.
윤창현 의원은 "은행업은 국민 신뢰 없이는 한순간도 지속되기 어려운 산업"이라며 "내부통제를 강화해 사전 예방에 더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 다음으로는 보험사의 금융사고 건수와 금액이 많았다. 생명·손해보험사 20곳을 통틀어 총 8건(14억6000만 원)의 사고가 신고됐다. 한화손해보험(사기 1건·4억4000만 원), 삼성생명보험(횡령유용 1건·4억2000만 원), 메리츠화재손해보험(도난피탈 1건·1억9000만 원) 순이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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