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로이터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트위터 이사회가 머스크의 제안을 수용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과 영향력 있는 소셜미디어의 결합”이라고 했다.
트위터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고 공개 비판해온 머스크는 이달 초 트위터 지분 9.1%를 매수해 최대주주에 올랐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지난 21일 공시를 통해 주식 공개매수를 선언했다. 모건스탠리 등 금융회사에서 255억달러를 빌리고 210억달러를 추가 조달해 인수자금으로 쓰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머스크는 제안서에서 “트위터가 현재의 형태로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지 못할 것”이라며 “트위터를 비상장사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트위터 경영진은 머스크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에 맞서 포이즌필(기존 주주들에게 싼 가격에 주식을 매수할 권리를 주는 경영권 방어 수단)까지 꺼내 들며 강력 반발했다. 그러나 머스크의 공세 수위가 예사롭지 않자 태도를 바꿨다.
머스크는 트위터 ‘헤비 유저’다. 머스크의 트위터 팔로어는 8249만 명으로 한국 인구(5162만 명)보다 많다. 그는 매일 수차례 트윗을 올리며 테슬라 주가와 암호화폐 시장을 움직이는 등 트위터를 활용해 영향력을 떨쳤다. 동시에 트위터의 검열 방침에 불만을 나타내왔다. 머스크는 지난달 말과 이달 초 “트위터가 표현의 자유를 지키지 않는다”며 “트위터의 알고리즘을 오픈소스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위터가 어떤 알고리즘에 따라 사용자의 트윗을 관리하고 삭제하는지 공개하라는 의미다.
트위터는 다른 소셜미디어에 비해 변화에 뒤처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틱톡과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이 동영상을 강화하는 동안 트위터는 글자 위주 콘텐츠를 고수해왔다.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면 특유의 실행력으로 서비스를 혁신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트위터 주가는 뉴욕증시 개장 전 거래에서 한때 5% 가까이 급등했다.
이날 시장에선 트위터가 머스크의 인수 제안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란 얘기가 돌기도 했다. 미 투자정보기업 바이탈놀리지 창업자인 애덤 크리사풀리는 “1년 전 트위터 주가는 70달러를 넘었다. 머스크가 제시한 주당 54.2달러는 주주와 이사회가 받아들이기엔 너무 낮다”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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