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유행으로 세계적으로 기후 변화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관한정부간협의체(IPCC)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과제로 설정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지난해부터 경영 방향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체제로 전환하고 재생에너지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농어촌공사는 농업용 저수지 및 담수호를 활용한 2GW 규모 수상태양광단지를 개발해 농어촌 탄소중립 실현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일각에선 수상태양광이 환경 오염, 생태계 파괴, 경관 훼손 등 악영향을 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의 환경영향조사 결과 수상태양광이 환경에 주는 부정적인 영향은 밝혀진 바 없다. 수상태양광 패널은 빗물을 통한 자연 세척을 기본원칙으로 하고 있다. 심한 오염이 발생하면 물을 고압 분사해 세척하기 때문에 화학세제 사용으로 인한 수질 오염은 일어나지 않는다. 또한 수상태양광 시설은 햇빛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어 물속 TOC(유기화합물 양을 탄소량으로 표기한 지표) 함량을 줄여주고, 녹조를 저감시키며, 물고기의 산란장 역할도 한다.
수상태양광 시설의 차광 효과는 저수지 수량 유지에도 도움을 준다. 수상태양광은 물의 증발을 막아 저수지의 농업용수 공급 기능을 강화시킨다.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한 가뭄 발생으로 저수지 용수 확보에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것을 고려하면 가뭄에 필요한 재해대책 비용 절감 효과까지 있는 셈이다. 농어촌공사가 자체 검토한 결과 100㎿의 수상태양광 설치 시 연간 20만t의 중형 저수지 개발과 같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상태양광 사업 수행 중 가장 많이 발생하는 민원은 주변 경관 훼손에 대한 지적이다. 농어촌공사는 수상태양광 패널을 전체 수(水) 면적의 10~20%를 넘지 않는 범위에 설치하고 있다. 수상태양광 시설물이 농어촌 자연 경관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경관디자인 공모전, 수상태양광 경관개선 연구 등도 하고 있다.
수상태양광은 3면이 바다이고 강과 저수지가 많은 우리나라 환경에 적합하다는 것이 농어촌공사의 판단이다. 태양광 모듈이 지나치게 뜨거워지면 발전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 수상태양광은 수면의 냉각효과로 인해 육상태양광에 비해 10%가량 효율이 높다.
공간 효율성도 수상태양광이 육상태양광보다 높다. 100㎿ 규모의 육상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는 데는 약 120㏊가 필요하다. 이는 연간 약 580t의 쌀 생산 부지를 잃는 것과 같다. 수상태양광은 유휴 수면 부지를 활용하기 때문에 국토의 효율적 활용이 가능하다. 농어촌공사는 수상태양광 사업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지역에 환원하고 있다. 전력 생산과 함께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셈이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수상태양광에 대한 오해가 풀리고 지역 주민의 의견 수렴을 통해 사업이 활성화되길 기대한다”며 “수상태양광 발전을 통해 탄소중립 실현은 물론 농어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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