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모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은 2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진행한 기자 간담회에서 울진·삼척 산불피해 지역에서 '사랑의 집짓기 운동'을 진행하는 이유를 이 같이 설명했다.
"지난달 울진·삼척 산불피해 소식을 듣고 피해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집이 불타 이재민들이 임시 시설에서 집단생활을 하는 사이에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돼 아파하는 모습을 보게 됐습니다. 하나님께서 한국 교회가 집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집을 지어주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한교총에 따르면 지난달 산불로 이 지역에서 주택 369가구가 전소됐다. 미거주 주택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재건이 필요한 집은 192가구다.
한교총은 12평(약 40㎡)의 주택을 지어 피해 주민들에게 무상 제공하기로 했다. 임시 가건물이 아니라 정식 주택이다. 투입되는 재정은 소속 교단과 전국 교회, 일반 후원금으로 충당한다. 가족 수 등에 따라 12평 이상 규모를 원할 경우 해당 가구에서 추가 비용을 부담한다. 화재로 인한 피해가 되풀이하지 않도록 내연 소재를 활용할 예정이다.
사랑의 집짓기 운동 1차 목표는 총 20억원을 모금해 35채를 짓는 것이었다. 류 회장은 "4월 마지막 주일까지 제1차 목표액인 20억원이 모였다"며 "5월 중에는 사랑의 집짓기 선포식을 통해 제2차 목표를 위해 교계에 도움을 재요청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대상 가구는 기독교인과 비독교인 가정을 구분하지 않고 선정한다. 울진지역에서 발행하는 울진신문에 광고를 내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울진군 기독교연합회와 울진군청이 협력해 기존 주택지, 실제 거주자, 신청자 중심으로 수혜 가구를 선정한다.
35가구는 올해 8~11월 중에 입주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한교총의 구상이다. 류 회장은 "추위가 다가오기 전에 피해 가정들이 새 집에 입주했으면 좋겠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신평식 한교총 사무총장은 "마을 자체가 소규모이기 때문에 그 가운데 몇 가구라도 빠져나가면 마을 자체가 붕괴된다"며 "마을 공동체 회복이 그래서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주민들과 안면이 있는 지역 교회 목사들이 각 가정의 사정을 살피면서 일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취임한 류 회장은 "한교총 회장에 취임하면서 가졌던 질문이 있다"며 "한국 교회는 아직 세상이 필요로 하는 공동체인가, 세상의 희망이 될 수 있나 하는 질문"이라고 했다. 이어 "임기를 마칠 때는 이 질문에 답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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