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패션 감각'이 정치권뿐만 아니라 패션업계에서도 이목을 끌고 있다.
한 후보자의 패션은 그가 지난 1월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명예훼손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하면서 본격적으로 관심을 모으기 시작했다.
한 후보자가 들고나온 서류 가방은 순식간에 '품절 대란'을 일으켰다. 한 후보자의 가방은 '데이빗앤헤넬'의 제품으로, 의상학을 전공한 대표가 디자인부터 생산 전반을 담당하고 있는 독립 브랜드다.
오승열 데이빗앤헤넬 대표는 26일 한경닷컴과 통화에서 "한 후보자가 가방을 들고나온 뒤 홈페이지 방문자가 약 100배 정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정확한 수치는 공개하기 어렵지만, 매출과 문의 전화량 역시 '폭증'했다고 귀띔했다. 오 대표는 "한 후보자가 든 가방은 7~8년 전에 만든 가방으로 보인다"며 "당시 가격은 20만 원 초반대였다"고 언급했다.
26일 기준 해당 브랜드의 서류 가방 9종은 전부 품절된 상태다. 오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장기화로 인해 원피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생산량을 늘리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패션 전문 커뮤니티 '디젤매니아' 등 국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한 후보가 착용한 패션 아이템과 관련된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그가 착용한 스카프, 맥코트 역시 주요 관심사다. 한 네티즌은 "정치와 아무런 상관없이 한 후보자 패션 센스는 좋은 듯하다"며 "색상 매치도 좋고 포인트를 잘 살렸다"고 평가했다.
한 후보자는 지지자로부터 "한동훈 검사님 혹시 안경 정보 좀 알 수 있을까요? 너무 예뻐서 여쭤봅니다"라는 메시지를 받고 약 이틀 후 "오래전에 산 거라 모르겠습니다. 미안합니다. 건강하세요"라고 답을 보냈다. 이런 내용이 한동훈팬카페에 공유되자 지지자들은 너나할것없이 궁금한 사항을 DM으로 보내며 답변을 서로서로 공유해 화제가 됐다.
정치권에서 패션 아이템 품절 대란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서초동 자택 근처에서 자주색 후드티, 청바지 등 편안한 차림과 함께 신고 나온 '슬리퍼'도 장안의 화제가 되면서 완판 행렬을 이어갔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완판남'에 등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2017년 기자들과 함께 북악산에 오를 당시 착용했던 블랙야크의 주황색 바람막이가 이목을 끌면서, 업체 측은 단종된 이 제품의 재출시를 결정한 적이 있다.
문 대통령이 취임 초 민주화운동 36주년 기념식에 참석하며 신은 구두 브랜드가 화제가 되면서 2013년 폐업했던 해당 브랜드가 회생하는 역할도 했다. 문 대통령이 신은 구두는 청각 장애인들이 만든 수제 구두 브랜드 '아지오'(AGIO)의 제품으로 알려졌다. 아지오 대표는 쇄도하는 판매요청에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는 후문이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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