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농산물펀드는 테마형 펀드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농산물펀드 9개의 3개월 수익률 평균은 22.75%, 6개월 수익률은 33.41%에 달했다.
가장 수익률이 좋은 상품은 상장지수펀드(ETF)였다. ‘KODEX3대농산물선물(H) ETF’와 ‘TIGER농산물선물(H) ETF’가 각각 지난 3개월간 약 27%, 26%씩 수익을 냈다. KODEX는 미국 상품 시장에 상장된 옥수수·콩·밀 선물 가격을 추종하고, TIGER는 옥수수·콩·밀·설탕 선물 가격을 따라간다. 밀·콩·옥수수·면화 등 20여개 농산물에 투자하는 ‘미래에셋로저스농산물펀드’도 이 기간 21% 올랐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만 악재로 여겨졌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각각 세계 밀 수출의 1위와 5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 다른 곡창지대인 북미 프레리, 아르헨티나 팜파스마저 지난해부터 이어진 가뭄으로 흉작이 예상된다. 중국에서는 ‘코로나19 봉쇄’로 쌀·옥수수 등의 파종 시기를 놓치고 있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흑해 지역의 곡물 수출량이 감소함에 따라 내년까지 밀과 옥수수 가격이 각각 8.7~21.5%, 8.2~19.5%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곡물 가격 상승은 사료 가격과 밀가루 등 가공품 가격으로 전이되고, 축산물 및 식료품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밥상 물가가 치솟을 것이라는 우려에 식음료 관련 ETF에도 돈이 몰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퍼스트트러스트 나스닥 푸드&비버리지 ETF(FTXG)’에는 지난 22일 2억3000만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원재료 가격이 오르는 것이 식품업계에는 악재일 수 있지만, 업계가 판매가를 올리면서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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