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KB부동산 통계 기준)는 12억7334만원, 평균 전세가는 6억7419만원이다. 평균 전셋값이 6억원을 넘는 수준이니 이 가격대에 살 수 있는 6억원 이하 아파트가 급속도로 사라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서울에서 매매가 6억원 이하 아파트는 이제 10만 가구도 남지 않았다.
대통령선거 이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조금씩 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6억원 이하 전용면적 60㎡ 미만 아파트의 거래 비중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원구와 도봉구 등 6억원 이하 아파트 비중이 높은 곳에서 거래가 많았다.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가 커지면서 인기 지역에 ‘똘똘한 한 채’만 남겨두고 정리하려는 다주택자들의 매물로 풀이된다.
서울 외곽의 중저가 아파트 거래는 앞으로도 늘어날 전망이다. 새 정부 출범 직후부터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가 1년 동안 한시적으로 배제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다주택자들은 담보가치 상승력이 높은 지역보다 외곽지 주택을 먼저 정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다.
새 정부가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을 위해 대출 규제 완화를 공약했지만 최근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서 대폭 완화를 기대하긴 어렵다. 이 때문에 보금자리 대출을 이용할 수 있는 중저가 단지에 관심이 쏠리는 경향도 엿보인다.
월세도 오르고 있다.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4%를 넘어서면서 차라리 월세살이를 택한 이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계약갱신청구권을 이미 사용한 전세 세입자의 경우 급등한 보증금을 감당하며 새로 전세 계약을 맺기보단 차라리 중저가 주택을 매수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에서 6억원 이하 아파트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부동산 앱을 활용해 필터링해보면 어렵지 않다. 대부분 지은 지 20년 이상 된 중규모의 소형 아파트다. 주로 핵심지가 아닌 곳에 있다. 이렇게 찾은 아파트는 가족 수, 직장과의 거리, 생애주기 등에 따라 알맞은 곳으로 선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리모델링이나 재건축 등의 추진사항이 있는지, 아파트의 용도지역, 용적률과 대지 지분 등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교통망 신설이나 일자리 증가 등 살면서 주거환경이 개선될 곳이라면 금상첨화다.
대부분 오래되고 좁은 아파트라 선뜻 거주하기 어렵다면 수도권으로 눈을 돌려볼 수 있다. 경기·인천에서는 서울보다 내부 상태가 좋은 아파트를 살 수 있다. 수도권 6억원 이하 아파트로는 재건축 기대감으로 주목받고 있는 1기 신도시와 서울 통근이 편한 안양, 군포, 용인, 구리, 남양주 등이 대표적이다. 거리를 더 넓혀보면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노선이 경유하는 지역의 신축 단지도 찾아볼 수 있다.
수도권 6억원 이하 아파트는 핵심지의 제한된 공급과 가구수 증가, 대출규제 및 금리인상으로 인한 전세자금대출의 효율성 희석, 불안한 전·월세 시장 등의 요인으로 수요가 꾸준히 몰릴 전망이다. 입지와 상품 가치를 면밀히 따져 잘 선택한다면 부동산 시장의 부침과 크게 상관없이 보금자리로서 편안함을 충분히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장기간 실거주까지 생각한다면 가치 상승은 보너스로 따라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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