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가 애플의 하반기 플래그십(전략) '아이폰14' 일반 모델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공급한다.
27일 애플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BOE는 최근 애플과 6.1인치 OLED 패널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패널 수량은 약 5000만장으로, 전체 아이폰14 디스플레이 패널 공급량의 4분의 1 수준이다. 계약 규모는 약 5000만위안(1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BOE가 아이폰14에 OLED 패널을 공급하면 아이폰 신형 기종에 중국 패널이 탑재되는 최초 사례가 된다. BOE는 그간 꾸준히 애플 모바일 기기에 패널을 납품하기 위해 시도해 왔다. BOE는 중국 청두시와 멘양시를 거점으로 대규모 OLED 생산공장을 운영하며 애플 벤더사로의 진입을 노렸다.
BOE는 애플의 여러 차례 품질테스트 탈락에도 불구하고 결국 2020년 처음으로 아이폰12 수리용(리퍼브) 제품부터 OLED를 공급을 시작했다. BOE는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아이폰13 일반 모델의 올해 생산 모델에도 패널 일부를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BOE는 액정표시장치(LCD) 분야에서 국내 제조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를 밀어내고 세계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업체다. 다만 OLED 패널 분야에선 삼성디스플레이가 70% 이상 점유율을 확보하는 등 국내 제조사들의 입지가 확고한 상태다.
실제로 애플은 그간 아이폰 신제품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OLED 패널을 100% 사용해 왔다. 올 하반기 출시할 아이폰14보다 화면 크기가 더 큰 아이폰14 맥스와 아이폰14 프로 모델 등도 기존대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패널이 탑재될 예정이다.
다만 BOE가 본격적으로 애플 벤더사에 진입하는 등 OLED 분야서도 빠른 속도로 추격하는 모습이다. 천옌순 BOE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플렉시블 OLED 출하 목표량은 1억장 이상"이라며 "지난해엔 전년 대비 약 60% 증가한 6000만장의 플렉시블 OLED를 출하했다"고 밝혔다.
천 회장에 따르면 BOE의 OLED 출하량이 1년 만에 약 70% 가까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BOE는 충징 공장의 3번째 OLED 생산라인을 본격적으로 가동할 계획이다. 회사는 BOE는 청두에 2024년 말을 목표로 새로운 OLED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BOE는 이미 스마트폰용 OLED 패널 시장에서 지난해 LG디스플레이를 밀어내고 2위에 올랐다. 시장조사업체 옴니아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폰용 OLED 패널 출하량은 삼성디스플레이 4억7475만장(점유율 75.4%), BOE 5622만장(8.9%), LG디스플레이 4855만장(7.8%)으로 집계됐다.
한편 외신 일각에선 BOE가 아이폰14 OLED 패널용으로 공급하기로 한 5000만대를 정상적으로 납품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IC(DDI) 칩 부족 등 공급만 문제와 생산수율 저하로 다음 달까지 애플 OLED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것이란 예상이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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