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로 간 '검수완박法'…尹측 "6월 지방선거때 국민 의견 묻자"

입력 2022-04-27 17:31   수정 2022-04-28 01:31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27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불리는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의 국회 처리를 놓고 충돌했다.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의사 일정 지연을 위한 무제한 토론)를 통한 저지에 나섰지만, 민주당은 회기 쪼개기로 무력화에 나섰다. 민주당은 다음달 3일까지 법안 처리를 끝낸다는 전략이다.
○전날 수정한 검수완박법 상정
박병석 국회의장은 이날 본회의에서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상정된 여야 합의안은 앞서 법제사법위원회가 새벽에 통과시킨 개정안이 아니라 양당 원내대표가 지난 26일 안건조정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합의한 법안이다.

이 법안에는 검찰이 직접 수사권을 갖는 2대 범죄를 ‘부패범죄, 경제범죄 등’으로 규정했다. 당초 민주당의 법안에 ‘부패범죄, 경제범죄 중’으로 명시했던 것과 비교해 직접 수사 범위를 넓힐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는 평가다. 상정된 합의안에는 국민의힘이 문제 삼았던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권을 동일한 사안으로 제한하는 내용도 제외됐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은 반발했다. 필리버스터 첫 토론자로 나선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지난 5년간 검찰을 길들이려다가 실패하자 껍데기만 남기겠다는 것”이라며 “검수완박을 통해 가장 큰 이익을 보는 건 문재인 정부의 고위 공직자 및 민주당의 정치인들”이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비판에 민주당 측 첫 토론자로 나선 김종민 의원은 “수사권을 검찰에서 경찰로 옮긴다고 (전 정권에 대한) 비리 수사를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이 문제의 본질은 모든 수사는 민주적으로 통제받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5월 3일까지 처리 완료”
민주당은 회기 쪼개기로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를 돌파할 계획이다. 국회법상 필리버스터는 한 회기가 종료될 때 자동으로 끝나고, 다음 회기가 시작되면 반드시 해당 법안을 투표에 부쳐야 한다. 따라서 다음달 5일로 예정된 임시국회 회기를 27일 밤 12시로 당기고, 하루짜리 회기를 이어가는 방식으로 검수완박 법안 처리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이 계획에 따라 박 의장은 오는 30일 임시회를 소집하겠다고 공고했다.

국회 관계자는 “국회 회기 사이에 공고 등으로 3일의 기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4월 30일과 5월 3일에 관련 법안이 모두 본회의에서 처리될 전망”이라며 “5월 3일 오전에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오후에 국무회의에서 공포되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국회 선진화법에 따라 물리적으로 의사 처리를 방해하면 의원들도 형사처벌을 받는다. 필리버스터가 무산되면 국민의힘으로서는 국회 내에서 다른 대안이 없다.
○국민투표, 가처분 신청으로 맞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과 국민의힘은 국회 밖에서 방법을 찾고 있다. 윤 당선인 측은 이날 국민투표라는 카드를 꺼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기대하기도, 원내 의석수 열세로 법안 통과를 저지하기도 어려운 사면초가 상황에서 나온 고육책이라는 분석이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민주당과 야합해 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국민에게 직접 물어볼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국민의힘은 검수완박 법안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도 했다. 민주당이 민형배 의원을 탈당시킨 뒤 안건조정위에 합류시켜 법안을 처리했는데, “여당 의원으로서 해당 법안을 공동 발의한 그를 야당 의원으로 둔갑시켜 참여시킨 것은 안건조정위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이유에서다.

전범진/맹진규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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