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은 올 1분기 매출 1조1650억원, 영업이익 1580억원을 올렸다고 28일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7%, 영업이익은 10.4% 줄었다. 증권사 추정치 평균(매출 1조2580억원, 영업이익 1574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해외 사업에서 타격이 더 컸다. 아모레퍼시픽의 국내 사업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10% 줄었고 해외 사업은 19.5% 급감했다. 해외시장의 핵심인 중국에서 1분기에 코로나19가 재확산하자 중국 의존도가 높은 아모레퍼시픽이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에서 이니스프리 등 중저가 브랜드 매장을 단계적으로 철수하고 있다. 동시에 프리미엄 브랜드 설화수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한한령에 이은 중국 ‘애국소비’ 열풍으로 한국 브랜드의 위력이 약해진 와중에도 설화수는 꾸준히 매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올해 중국시장에서 설화수 매출 비중을 40%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다.
중국에서 에뛰드 오프라인 매장은 모두 철수했고 이니스프리 매장은 2019년 607개에서 지난해 200여 개까지 줄였다. 허제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현지 이니스프리 매장을 폐점하면서 매출 부진이 지속됐는데 도시 봉쇄까지 더해져 1분기 매출이 급감했다”며 “하반기 중국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그동안의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올해 △강한 브랜드 △디지털 대전환 △사업 체질 혁신 등 3대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설화수의 ‘자음생’ 등 브랜드 파워를 높이기 위한 대표 상품을 키우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기능성 화장품, 웰니스(건강과 행복의 합성어) 등 잠재력 있는 사업도 확장할 계획이다.
실적 부진에도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9.2% 상승한 17만8000원에 마감했다. 정부가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 조치를 해제한다는 소식이 퍼지자 아모레퍼시픽 화장품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 투자자가 몰렸다.
중국 도시 봉쇄령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는 점은 변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아모레퍼시픽의 영업이익은 4056원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이전 실적(2019년·4278억원)에 여전히 미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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