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비상특위 위원장은 이날 서울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브리핑을 열고 “중소기업 기본통계상 소상공인과 소기업 약 551만 개사가 2019년 대비 2020~2021년 입은 손실은 약 54조원에 달한다”며 “과학적 손실 추계 결과를 기반으로 온전한 손실 보상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54조원은 코로나19로 매출이 감소한 사업체가 방역 조치로 입은 영업이익 피해액(영업이익 감소액)이다. 안 위원장은 “지금까지 얼마나 손실을 봤는지 이렇게 정확하게 계산한 적은 없다”며 “정확한 손실 규모 계산은 기본 중의 기본인데 현 정부는 왜 정확하게 계산하지 못했는지 이해가 잘 안 간다”고 했다.
특위는 새 정부 출범 직후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해 소상공인 피해지원금을 차등 지급하고 손실보상제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영업시간 제한 등 정부의 방역 조치로 입은 손실을 보상하는 손실보상제의 경우 보정률을 현행 90%에서 100% 수준으로 상향하고, 대상자가 분기별로 지급받을 수 있는 하한액(현행 50만원)도 인상할 계획이다. 손실 보상 소급 적용은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코로나19로 인한 피해 전체를 피해지원금으로 보상한다. 지원은 해당 업체의 규모와 피해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차등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특위는 소상공인의 채무·납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금융·세제 지원안도 공개했다. 소상공인 부실 채무를 조정하고, 비은행권 대출 부담을 완화한다. 세액공제 확대와 세금 납부기한 연장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인수위 안팎에서는 ‘반쪽짜리 대책’이란 평가가 나왔다. 특위는 이날 공약 대비 지원 규모가 줄어들 것임을 시사했고, 구체적인 지원 방안은 결정하지도 못했다. 재원 마련 방안도 밝히지 않았다.
장상윤 특위 정책지원단장은 1인당 600만원 지급안이 유지되는지 묻는 질문에 “저희가 추산한 것은 개별 업체에 대한 손실이고, 실제 600만원을 지급할지 등에 대해서는 추후 작업을 통해 결정할 문제”라고 답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그동안 특위가 한 일은 전체 손실 규모를 집계한 수준”이라며 “실질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피해를 보상하겠다는 건지 등은 국회와 새 정부에 떠넘긴 무책임한 발표라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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