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채종협의 다채로운 열연이 빛나고 있다.
채종협은 KBS2 수목드라마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에서 운동을 그저 직업으로만 여기는 유니스 팀 배드민턴 선수 박태준 역을 맡아 이십 대와 서른의 경계선에 선 결코 어린 나이가 아닌 스물다섯, 운동을 직업으로 둔 청춘의 빛나는 성장기를 그려나가고 있다.
지난 27일 방송된 3회에서 그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눈빛과 행동으로 보는 이들을 절로 미소 짓게 만들었다.
박태양(박주현 분)과 혼합복식조를 이룬 후 연습 당일, 갑작스러운 육정환(김무준 분)의 도발에 의도치 않게 '쌍박' 첫 경기를 펼치게 된 태준. 태양과 전혀 맞지 않는 호흡으로 경기를 이어가던 태준은 태양의 경기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일부러 자극하는가 하면, 결정적인 타이밍에 발목을 접질렸다는 꾀병으로 경기를 중단시키는 등 능구렁이 같은 매력을 발산했다.
앞뒤 재지 않고 무턱대고 저지르고 보던 태준이 자존심에 금이 가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자신의 꾀병을 알고 자존심까지 건드려가며 화를 내는 주상현(인교진 분)에게 태준도 지지 않고 코치답게 행동하지 않았던 주상현의 잘못을 지적했지만, 태준에게 돌아온 말은 주제 파악부터 하라는 면박뿐. 태준은 자존심이 상할 대로 상해 싸늘하게 굳은 표정으로 안타까움을 불러일으켰다.
반면 태양 앞에서 태준은 해맑고 귀여운 행동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제대로 홀렸다. 태양의 손에 난 굳은살을 보고 속상해하던 태준은 친구들과 술자리를 즐기다가도 태양에게 줄 연고를 사고, 뭐든 다 해주고 싶어 하는 모습들로 썸의 기운을 물씬 드리웠다.
또한 태준은 대단한 친누나의 그늘에 가려져 일찌감치 자신의 재능을 비관하며 살아왔지만 자신의 재능을 알아주는 태양을 만나 변화를 맞이할 수 있을지 앞으로가 더욱 궁금하게 만들었다.
이날 채종협은 풍부한 표현력과 연기로 마주하는 관계적 상황에 따라 캐릭터가 느끼는 감정, 행동을 제대로 살려내 극의 보는 재미를 한껏 끌어올렸다.
재치를 발휘해 상황을 모면하고 박주현과 유치한 티키타카 호흡을 보이다가도 금세 배드민턴 재능 앞에선 쓸쓸해지는 인물의 변화를 입체적으로 그려 한층 깊어진 연기력을 선보이고 있는 채종협의 다채로운 활약에 수, 목 안방극장이 즐겁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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