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0원대로 치솟은 원·달러 환율…"1290원대까지 열어둬야"

입력 2022-04-28 10:07   수정 2022-04-28 10:08

원·달러 환율이 2년 1개월 만에 1260원대로 치솟았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속도 강화 가능성과 중국 봉쇄 조치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 등에 따른 영향이다. 당분간 대내외 변동성이 큰 만큼,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0.2원 내린 1265원에 개장했다.

전날 원·달러 환율은 14.4원 오른 1265.2원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020년 3월 23일(1266.5원) 이후 2년 1개월 만에 최고치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2일부터 4거래일 연속 연고점 행진을 나타내고 있다.

Fed의 빠른 긴축 정책과 중국의 코로나 확산 대응에 따른 지역 봉쇄,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달러 선호 심리가 강해진 영향이다. 최근 러시아가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가스 공급 중단 의사를 밝히면서 시장에선 위험 회피 경향이 더 높아지고 있다.

추가로 다른 통화가 약세를 이어가면서 달러 강세 모멘텀(동력)이 확대되고 있다. 유로화 가치는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러시아가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가스공급을 중단하고, 유럽 지역 내 경기 둔화 우려가 지속되면서다. 27일(현지시간) 유로화의 달러화 대비 환율은 1.0588달러로, 2017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유로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상승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뜻하는 달러인덱스는 102.65로 0.4% 상승했다.

여기에 원화도 강세로 전환할 만한 모멘텀이 없는 상황이다. 이달 20일까지 한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지만, 에너지 가격 급등 영향에 수입이 더 큰 폭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수입은 25.5% 늘면서, 무역수지는 51억99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역수지는 전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났다"며 "이는 달러 수급 측면에서 원화 약세 압력을 지지하고 있다"고 짚었다.

당분간 변동성 확대 흐름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2010년 이후 주요 지지선이었던 1250원을 상향 돌파한 만큼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이전 오버슈팅 경험, 코로나 직후 달러 고점을 감안할 때 1290원 내외로의 추가 상승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정부의 구두 개입으로 강세 폭은 제한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유럽연합의 뇌관과 같은 가스를 러시아가 위협 카드로 사용할 소지는 충분하기에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유로화의 기조적 상승 전환은 단기간 내 어려운 만큼 달러 강세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아침 홍남기 부총리의 구두 개입성 발언에 상승 속도는 완만히 조절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금주 원·달러 환율 오름세가 빠른 상황"이라며 "급격한 시장 쏠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필요한 경우 시장안정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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