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 폭염이 덮치면서 밀 가격의 추가 상승을 부추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밀의 주요 산지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하고 있는 가운데 그나마 ‘믿을 구석’ 중 하나였던 인도마저 폭염으로 밀농사 흉작을 맞을 경우 밀 공급 부족이 더욱 심화하기 때문이다.
NBC는 이번주 중 인도 북부 및 중부 지역의 최고기온이 섭씨 48도를 웃돌 수도 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지역은 인도에서 밀의 주요 산지로 꼽힌다. 이미 이곳은 지난달부터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려 왔다. 밀 농사 시기에 갑자기 기온이 올라갈 경우 작황이 좋지 않은 경향이 있다. 인도 정책연구센터의 하리시 다모다란 연구원은 “기온이 급등하면서 밀 수확량이 평년보다 15~20%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에 수확하는 밀로 국내 수요를 충당하지 못할 경우 수출량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인도는 최근 1년(지난해 4월~올 3월) 동안 870만톤의 밀을 수출했다. 폭염이 발생하기 전만 해도 인도 정부는 올해 밀 농사가 풍작일 것으로 기대해 왔다. 인도 정부는 올해 밀 수확량을 1억2200만톤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밀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세계 밀 수요 중 3분의 1 가량을 생산해 온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여파에 다른 밀 산지의 기후 문제도 겹쳤기 때문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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