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청소년 다섯 명 중 한 명은 최근 1년새 가출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위기청소년 절반은 부모로부터 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기청소년이란 가출·폭력 등으로 사회·경제적 지원없이는 정상적인 성장이 어려운 상황의 청소년을 말한다.
여성가족부가 28일 발표한 ‘2021년 위기청소년 지원기관 이용자 생활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위기청소년 가운데 최근 1년 간 가출 경험이 있는 비율은 5명 중 1명 꼴(22.6%)로 나타났다. 2020년 청소년 매체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에서 전체 청소년 가운데 최근 1년새 가출 경험이 있다는 비율이 2.5%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9배 가량 높은 수치다.
위기청소년 가운데 여성의 경우 자해·자살 시도 경험도 많았다. 응답자 가운데 여성 위기청소년은 29.8%가 최근 1년간 자해 시도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자살 시도 경험이 있는 비율은 13.9%였다. 남성 위기청소년에 비해 각각 21.6%포인트, 7.8%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여성 청소년이 남성 청소년보다 자해·자살 문제에 더 취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살 시도의 주된 원인은 심리불안, 가족 간의 갈등·학대 등이었다.
위기청소년 중 부모로부터 신체적 폭력을 경험한 비율은 44.4%, 언어적 폭력을 당한 비율은 46% 였다. 청소년쉼터와 청소년자립지원관을 이용한 청소년의 경우 부모로부터 폭력을 당한 비율이 각각 72.1%와 72.9%에 달했다.
여가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청소년복지·보호 정책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현재 전화·모바일·사이버 등 채널별로 분산 운영되던 청소년상담1388 운영 방식을 2023년부터 통합콜센터 형식으로 개선한다. 전국의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 임상심리사를 신규 배치해 청소년 자해·자살 예방 능력을 키울 예정이다. 이정심 여가부 청소년가족정책실장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위기청소년에 대한 정서적 지지와 맞춤형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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